국회의장 전 보좌관 "아버지로서 죄송"
프랑스에서 전화를 걸어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던 강모(22)씨가 국내 입국 후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경찰청은 27일 오후 3시 50분쯤 대한항공편으로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강모씨를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강씨는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저와 청와대 등을 폭파하겠다는 글을 6차례에 걸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데 이어 지난 25일 새벽에는 5차례에 걸쳐 청와대를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 전 보좌관의 아들인 강씨는 지난달 13일 여행 목적으로 프랑스로 출국해 파리에 머물고 있었다.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경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소속 경찰 10여명은 미리 발부 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아버지와 함께 귀국한 강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경기경찰청으로 압송했다. 강씨는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반항 없이 순순히 응했다.
강씨의 아버지는 공항에 나와있던 취재진에게 “아들 일로 대통령과 국회의장, 국민들에게 큰 심려를 끼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아들이 성실히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 전 보좌관은 “정치적 부담을 안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걱정 많겠구나, 잘 다녀와라’라고 끝까지 격려해준 정의화 국회의장께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오후 5시 30분쯤 검정색 모자를 쓰고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경기경찰청에 도착한 강씨는 “청와대 폭파 협박한 것 맞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강 전 보좌관은 아들의 협박 소식을 접한 뒤 보좌관직 사표를 제출하고 프랑스로 출국, 아들을 설득해 이날 함께 귀국했다. 강씨는 정신 질환을 앓다 군을 조기 제대했으며 우울증 증세가 심각했고 보호 관찰 대상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협박 전화를 건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실제 폭파 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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