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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익, 고용 창출ㆍ가계 소득으로 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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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익, 고용 창출ㆍ가계 소득으로 안 이어진다

입력
2015.01.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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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금 쌓아두기 급급

국내 대기업들이 이익잉여금의 90% 이상을 사내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10여 년 사이 기업소득이 고용창출 및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낙수효과 또한 현저히 저하됐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배당 및 투자 유도정책을 내놨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7일 경제개혁연구소는 ‘50대 기업의 부가가치 생산 및 분배에 관한 분석(2002~2013년)’보고서에서 “기업이 생산한 부가가치를 내부에 쌓아두기만 하고, 임금이나 배당 등으로 풀지 않아 낙수효과가 저하됐을 뿐 아니라 기업의 부가가치 생산에도 한계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가가치 평균값을 기준으로 뽑은 상위 50대 기업의 부가가치 합계는 2011년 149조7,000억원에서 2013년 169조4,000억원으로 약 20조원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부가가치 증가분(19조8,000억원) 합계 정도의 수준으로, 그만큼 나머지 기업들의 실적 정체 내지 하락세가 심각했음을 보여준다.

실제 부가가치 생산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2011년 28조2,000억원에서 2013년 42조8,000억원, 3위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3조6,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2위 현대자동차는 11조6,000억원에서 11조3,000억원, 4위 KT는 7조1,000억원에서 6조원, 포스코는 7조3,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공장이나 기계 설비 등을 제외한 순부가가치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대 기업 전체(50.86%)가 한국은행이 추산한 대기업 평균(전산업 60.48%, 제조업 53.02%)에 비해 낮았다. 개별기업별로는 SK텔레콤(21.57%), 포스코(31.20%), 삼성전자(38.16%) 등의 인건비 비중이 특히 낮았다.

배당률 및 배당성향은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낮았다. 조사대상인 50대 기업의 평균 배당률은 2% 미만이며 배당성향은 20% 안팎으로 주주에 대한 배당에 있어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들 기업이 이익잉여금 처분가능액의 90% 이상을 사내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규모 또한 줄어드는 추세다. 50대 기업 전체의 투자 규모는 2011년 63조8,000억원에서 2013년 58조원으로 약 10% 감소했다. 낮은 배당성향과 투자감소는 기업의 부가가치가 그만큼 정체되어 있음을 드러낼 뿐 아니라 기업의 이익이 가계로 흘러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50대 기업이 생산하는 부가가치가 국민경제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의 실적도 정체 내지 침체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가계소득의 핵심 원천이 되는 인건비와 금융비용의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낙수효과 또한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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