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램!' 등 주목받는 비언어극
‘난타’ 1,000만명 관객 돌파로 비언어극에 대한 공연계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한국 관객과 만나는 해외 유명작품과 제2의 ‘난타’를 꿈꾸는 창작극을 미리 둘러봤다.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
사무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언어극 ‘블램!’은 평범한 직원 4명이 사무실 집기를 도구 삼아 할리우드식 공상과학(SF) 활극을 벌이는 공연이다. 까다로운 상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직원들은 다이하드, 헐크, 배트맨, 에일리언, 람보 등 영화 속 영웅으로 분해 직장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가장 큰 볼거리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사무실 집기가 강력한 무기로 변하는 과정이다. 정수기통은 거미로 변해 직장 동료를 위협하고, 볼펜과 스테이플러는 무기로 활용된다. 여기에 4명의 배우가 선보이는 애크로배틱이 더해져 황당하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덴마크 극단 니앤더가 2012년 코펜하겐에서 초연한 ‘블램’은 2013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최고 히트작이 됐다. 그 해 10월 런던 웨스트엔드 입성 후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스위스 등을 돌며 유럽 무대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6월 11~14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아날로그 시대의 감수성을 자극하며 한국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스노우쇼’가 9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 러시아 최고의 무대 엔터테이너라 평가 받는 슬라바 폴루닌이 자신이 연출한 작품들에서 하이라이트만 모아 만든 판토마임극이다. 무성영화 속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는 8명의 광대들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짧은 에피소드들을 연기한다. 손 편지, 알록달록한 장난감, 친구와의 눈싸움, 늦은 밤 혼자 듣는 음악 등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 무대 장치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객석으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마지막 장면이 백미다. 5월 14~3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라이브 연주와 춤이 만난 ‘뮤직쇼 웨딩’
제2의 ‘난타’를 꿈꾸며 관객과 만나고 있는 ‘뮤직쇼 웨딩’은 배우들이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는 창작 퍼포먼스극이다. 결혼식장에 들어선 후에도 사위를 못 마땅해하는 장인과 그런 장인의 마음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랑의 해프닝을 그렸다. 배우들은 기타, 드럼, 피아노, 마림바, 색소폰 등 23가지 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3만개의 LED 전구를 활용한 조명이 무대를 화려하게 채운다. 2013년 초연 이후 파티 같은 공연으로 꾸준히 관객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달 28일까지 서울 홍대 뮤직쇼 웨딩 전용극장.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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