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올해 4월 초에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26일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선거 전문가와 클린턴 전 장관 측근들을 인용, 그의 대선 출마가능성이 과거의 98%에서 이제는 100%로 높아졌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다만 대선 출마 예상 시기는 이전의 3월보다 좀 더 늦춰졌다.
이와 관련, 한 지인은 “클린턴 전 장관이 주변의 조언과 자신의 생각을 조율하면서 일부러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면서 “클린턴 전 장관 입장에선 굳이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당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출마 선언 이후의 전략을 가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클린턴 전 장관의 구상을 당내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이른바 ‘빅 텐트(Big Tent)’에 비유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압도적 1위를 달리는 만큼 초반부터 다양한 인재를 폭넓게 영입해 대세론을 형성함으로써 내부 경선 과정에서의 출혈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 일등 공신인 ‘시카고 사단’과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의 정치적 동지인 ‘아칸소 사단’이 클린턴 전 장관 주위로 모여들고 있다.
물론 ‘빅 텐트’전략은 클린턴 전 장관이 월가에 가깝고 당의 이념보다 상대적으로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당내 진보진영에선 클린턴 전 장관의 이런 이미지를 비판하면서 그 대안으로 ‘월가ㆍ금융 개혁의 잔다르크’로도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ㆍ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을 적극적으로 미는 상황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 민주당 개혁의 기수인 하워드 딘의 공개 지지를 이끌어 낸 데 이어 시민운동의 상징인 존 루이스(조지아) 하원의원과 클린턴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8년 경선 때와 달리 이번에는 일찌감치 ‘힐러리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공화당 잠룡 중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들러리’에 불과하지만 조지 W 부시(아들)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실질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