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군축 차관보 29일 방한, MD 체계·안보 전략 등 협의
미국 국무부에서 미사일방어(MD) 체계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국 배치 문제를 총괄하는 프랭크 로즈 군축담당 차관보가 29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해 말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과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 움직임을 계기로 한미간 최대 현안인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는 26일 로즈 차관보가 27일부터 2월 6일까지 버마, 한국, 중국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고 밝혔다. 국무부에 따르면 로즈 차관보는 버마 이후 두 번째 방문국인 한국에 29일부터 30일까지 머물면서 MD체계와 우주 안보전략 분야에서 외교부와 국방부 등 한국 정부 관계자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로즈 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수면 아래에 머물던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공론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힘겹게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한국도 사드 배치를 용인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달 초 “핵무장한 북한 도발에 맞서 구체적인 대응을 취해야 한다”며 “한국은 사드를 도입하는 형식으로 다층적인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국방연구소(KIDA)도 올해 사드 배치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달 초 펴낸 ‘2015년 안보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 주한 미군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사이의 실질적 정보공유 방안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또 “한국은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검토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조남훈 센터장 등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용인하게 될 구체적 상황도 제시했다. 이들에 따르면 북한 핵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북 억제능력을 강화하고 주한 미군의 생존성을 보장하는 사드 배치를 거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새로운 위협이 촉발되고 공론화됐을 때 사드 배치 필요성과 정당성을 홍보ㆍ설득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KIDA는 “사드가 배치될 경우 중국이 대북 지원을 확대하는 등 한국을 거세게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과 사전협의를 실시해 중국의 우려를 완화ㆍ불식시키는 한편 대국민 홍보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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