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발음이나 기교보다는 인정받는 발음이 더 좋다. 누구에게나 듣기 좋은 sexy accent는 더더욱 좋다. 그러려면 단순한 발성보다는 목소리의 크기, 속도, 리듬, 강세를 모두 아우르는 prosody가 좋아야 한다. Prosody는 사전에선 '운율'로 소개되지만 실제 의미는 발성법을 말한다. 따라서 억양의 고저만을 지칭하는 intonation과는 다르다. 의문문은 끝을 올리고 평서문은 내리는 것이 인토네이션인 반면 prosody는 '문장의 소리 운율'이기 때문에 장단 구별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성향까지 신경 써야 한다.
발성법에 따라 문화적, 지역적 특색은 물론 직업 등 화자의 개성이 드러난다. 일반 중산층이나 영국과 미국의 주류층은 심한 억양보다는 부드럽고 조용한 리듬을 선호한다. 필요 이상의 높은 억양은 젊은층과 일부 비주류의 언어 특성인 셈이다.
억양은 직업이나 교육 정도, 그리고 인품까지 대변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한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여자가 남자보다 두 배나 높은 intonation을 사용한다. (2) 10대가 일반 성인보다 10배, 20~30대 성인은 노인보다 5배 정도 젊을수록 상하 고저의 억양을 많이 쓴다. (3) 노동자들은 일반 중산층보다 세 배나 많이 강약 고저를 즐겨 쓴다. (4) 소수계 인종이 일반 중산층보다 인위적 리듬을 2~3배 많이 쓴다. (5) 영국과 미국보다는 뉴질랜드, 아일랜드, 웨일즈 등에서 높은 억양을 더 많이 쓴다.
문장의 특성을 살리는 발성도 중요하다. 가령 (a) Emotional : 관심, 분노, 충격 , 기쁨 등의 감정을 억양에 충실하게 표현한다. (b) Grammatical : 관계사, 절, 긴 구절 등의 문장 구조를 음성으로 암시해야 한다. (c) Informational : 강조어, 새로운 내용 부분을 강하고 분명하게 말한다. (d) Textual : 중계 방송이나 뉴스 등에서는 억양이 강조보다는 일정한 흐름를 띤다. (e) Psychological : 듣는 사람을 위해 끊어 말하고, 의미 단위로 표현하도록 한다. (f) Indexical : 교수, 변호사, 기자 등의 억양은 독특해서 직업별, 영역별 특성을 암시한다. 종합해서 볼 때, 문장의 억양과 발성법은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는 ID와 같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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