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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년 장학생 만든 '착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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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년 장학생 만든 '착한 인연'

입력
2015.01.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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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장학회·박성효 전 의원 맞손

편모가정 이정은 양 숨은 멘토로 수능 1등급 견인… 성균관대 합격

성균관대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한 이정은(가운데) 양과 이 양의 수학멘토인 장능인(왼쪽) 미담장학회 대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26일 대전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성균관대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한 이정은(가운데) 양과 이 양의 수학멘토인 장능인(왼쪽) 미담장학회 대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26일 대전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대전 중구 은행동 성심당. 대전의 대표적인 빵집에 앳된 여학생이 20대청년과 중년의 남성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4년 장학생으로 합격한 울산 출신의 이정은(18)양과 이양의 수학 멘토인 장능인(27) 미담장학회 공동대표, 이 둘을 연결시켜 준 박성효(59) 전 대전시장이다.

이들 3명이 인연을 맺은 것은 2013년 여름. 당시 19대 국회의원이던 박 전 시장이 우연히 교육방송(EBS)에서 이양의 사연을 담은 ‘달려라 정은아’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다.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밝고 학업성적도 우수한 이 양이 수학에 고전한다는 사실을 알고 도움을 주기로 한 것. 남들의 어려운 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박 전 시장의 성품이 3명의 소중한 인연을 만들게 된 것이다.

박 전시장은 바로 카이스트 학생들이 주축이 된 미담장학회 장능인(27) 대표에게 연락했다. 미담장학회는 대학생들이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교육봉사를 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장 대표와 박 전 시장은 2009년 미담장학회의 학생들을 추천받기 위해 대전시장실을 방문하면서 알게 됐다.

장 대표의 고향이 울산이라는 사실을 안 박 전 시장은 “고향에 내려가면 이 양을 찾아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2개월여 방학동안 이 양의 수학 기초를 다져줬다. 과외는 고사하고 학원 다닐 형편이 되지 않았던 이 양에게는 천군만마였다. 이 후 이 양은 잘 풀리지 않는 문제는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주고 받으며 장 대표의 도움을 받았다. 이 양은 “처음에는 수학성적이 잘 오르지 않았는데 마침내 수학능력 시험에서 원하던 1등급을 받았다”며 장 대표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할 계획인 이 양은 앞으로 행정고시에도 도전할 꿈을 갖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저서인 ‘다리를 놓는 사람들’에서 “공직자는 국민을 위해 다리를 놓아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대학선배이자 고시 선배 입장에 선 박 전 시장은 “지금은 여성들의 공직 진출이 크게 늘고 있고 능력면에서도 남성들을 능가하는 시대”라며 “어느 분야에서든 열심히 하다 보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글ㆍ사진=허택회기자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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