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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전 공기업 직원들 "춘천으로 보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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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전 공기업 직원들 "춘천으로 보내줘요”

입력
2015.01.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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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연결 교통망 대폭 개선… 외지인 상대 지역 배타성도 덜해

전남으로 본사를 이전한 공기업 직원 A씨는 최근 사석에서 “강원본부가 있는 춘천이 지방근무 대상자들이 손꼽는 선호지역 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자신은 행운아”라고 멋쩍게 웃었다.

최근 대구로 본사를 이전한 신용보증기금은 이달 말 인사를 앞두고 희망 근무지를 조사한 결과, 춘천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이 상당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급별로 다르지만 지점장과 팀장급, 차장급 등 대부분 3,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희망자가 거의 없었던 것과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강원 춘천시가 공기업 직원들의 인기 근무지로 뜨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교통망이 개선.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 강동ㆍ송파 지역에서 차량으로, 강북지역은 고속전철을 이용하면 1시간 남짓에 춘천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서두르면 출퇴근이 가능한 곳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공기업의 지방 혁신도시 이전과 맞물려 춘천지역 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게 직장인들의 얘기다.

금융권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어차피 지방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서울과 가까운 춘천 근무를 희망한다. 도내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1시간 안팎이면 수도권으로 이동이 가능한데다 외지인에게 배타적이지 않은 도시 이미지도 좋아 춘천 근무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예전부터 춘천이 법관들의 선호지역으로 꼽혔다.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과 함께 ‘입춘대길(入春大吉ㆍ춘천에 오면 크게 길한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좋은 인연을 갖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월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낸 최성준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됐다. 앞서 2011년 춘천지방법원장을 역임한 윤재윤 전 원장은 법복을 벗고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로 자리를 옮긴 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 상속재산을 둘러싼 소송과 관련, 이건희 회장 측 변호인단을 이끌며 승소해 화제가 됐다. 또 2010년 부임한 이인복 전 원장은 부임 후 불과 4개월 뒤 대법관으로 영전했고, 2009년 부임한 조용호 전 원장은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됐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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