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3국
백 이태현 5단 흑 한태희 4단
장면 9 이 바둑의 관전포인트는 좌상귀 흑 대마의 사활이다. 형태로는 당연히 A로 둬서 살아야 하지만 지금 국면의 흐름으로 볼 때 후수로 이곳을 지킬 수는 않다. 백이 B로 패를 걸어온다면 그때 필사적으로 버텨서 패를 이기는 방법이 최선이다.
한편 형세가 유리한 백으로서는 굳이 패싸움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물론 패를 이겨서 흑 대마를 잡으면 바로 바둑을 끝낼 수 있지만 혹시나 패를 질 경우 흑이 C, D까지 두게 되므로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선수가 좌상귀에 시한폭탄을 남겨둔 채 우변에서 먼저 치열하게 끝내기 공방을 벌였다. 한데 이태현이 10으로 막은 게 실수다. 참고1도 1로 두었더라면 우변 백이 깔끔하게 살아서 바둑을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실전에서는 17, 19의 반격이 통렬해서 바둑이 상당히 복잡해졌다. 백이 참고2도 1로 내려서는 건 무리다. 2부터 14까지 백 대마가 다 잡힌다. (9 … 4) 이태현이 할 수 없이 22로 단수 쳤지만 한태희가 당연히 27으로 맞받아쳐서 뜻밖에 우변에서 큰 패싸움이 벌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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