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 내무부가 개표 초반 상황을 토대로 발표한 1차 전망에서 시리자는 득표율 36.5%를 기록해 안토니스 사마리스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27.7%)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리자가 승리한다면 그리스 현대정치사에서 처음으로 급진 좌파 정부가 들어서고, 알렉시스 치프라스(40) 대표는 최연소 총리가 된다.
다만 시리자는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50석을 차지, 과반 의석 달성에 1석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시리자의 단독 정부 구성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그리스 총선에서 최다 득표한 정당은 추가로 50석을 받기 때문에 전체 의석수 300석 가운데 과반을 차지해 단독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최저 득표율은 37% 정도로 추정된다. 출구조사 결과 3위는 포타미(6.4~8%)와 황금새벽당(6.4~8%)이 차지했고, 공산당(4.7~5.7%) 사회당(4.2~5.2%) 그리스독립당(3.5~4.5%) 등이 원내 진출이 가능한 득표율 3%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개표 결과 시리자가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4위로 예상된 포타미나 사회당 등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채무탕감을 요구해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협상에서 충돌이 예상되며 일각에선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그렉시트’(Grexit) 우려도 제기했다.
실제로 치프라스는 승리가 확실시되자 채권단과 긴축정책 철폐를 위한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언했다. 그는 25일 밤 아테네대 앞에서 총선 승리 수락연설을 통해 “그리스는 5년간 치욕과 고통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며 2010년부터 받은 구제금융 이행조건인 긴축정책을 폐지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오늘 트로이카는 과거의 것이 됐다”며 이전 정부가 트로이카 채권단과 합의한 이행조건을 파기하고 재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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