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 손짓에 北 "징벌" 엄포로 응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 손짓에 北 "징벌" 엄포로 응수

입력
2015.01.25 16:32
0 0

류길재 통일 언론 인터뷰 통해 제의 5·24조치 우선 해제요구는 거부

北 국방위 6시간 만에 협박 발언, 대남비난 자제서 초강경 입장 선회

류길재 통일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대화 재개의 조건을 둘러싼 남북간 기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금강산관광 재개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북한을 속히 대화테이블로 끌어내려 하자, 북측은 새해 첫 대남 협박성 발언으로 자신들이 주장해온 대화 선결조건 이행을 촉구했다.

南 당근 내놓자 6시간만에 北 으름장

류길재 장관은 25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금강산관광은 진행되다가 중단된 것으로 과거에 없던 것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며 과거 역대 정부가 해온 사업”이라며 “우리 정부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이 “관광 중단의 원인 해소가 우선”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현 정부 고위당국자가 금강산관광 재개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그간 금강산관광 재개의 우선조건으로 북측에 박왕자씨 피살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다만 류 장관은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이산가족 문제에 5ㆍ24 조치를 들고 나왔는데 이런 것을 얘기하지 말고 (대화테이블에) 나와서 얘기하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선 5ㆍ24 대북 제재부터 먼저 해제하라는 북측의 지난 23일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6시간만에 나온 북한의 반응은 강경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정책국 성명을 통해 “북남관계가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초보적인 대화 분위기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며 “북남관계의 대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역사적 조치들에 남한이 계속 도전할 경우 단호한 징벌로 다스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1일) 이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도 대남 비난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우리가 내놓은 민족사적 조치들에 대해 제멋대로 해석하고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에 대해 요란하게 떠들어대면서도 판판 다른 말과 행동으로 온 겨레를 실망시키는 죄악을 저지르고 있다” 등 강경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설 연휴 이산가족 상봉 불투명

이처럼 올해 들어 남북간에 제안과 역제안이 반복되면서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실질적인 계기가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12일)에서 내달 설 연휴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역제안하면서도 5ㆍ24 조치 해제 등 북한의 요구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자 북한은 지난 23일 이산가족 상봉에 앞선 5ㆍ24 조치 해제를 거듭 주장하며 역공을 폈다. 이에 류 장관은 이튿날 먼저 대화를 재개해 모든 것을 논의하자고 맞받아친 뒤 이날은 대화 의제로 금강산관광 재개까지 거론하며 북측을 유도하려 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끝내 ‘단호한 징벌’이라는 협박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남북간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국방위 성명에서 “우리의 진정과 의지를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자신들의 제안에 담긴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당국간 대화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도 여의치 않다. 3월 2일부터는 한미 연합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될 예정이고, 탈북자단체들은 대북전단 살포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이 서로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과 원칙만 내세우고 있어 한미 군사훈련 이전 당국간 대화나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