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대륙고기압 세력 약화도 원인
한파가 계속 됐던 지난달과 달리 최근엔 포근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 서울만 해도 낮 최고기온이 22일 5.2도, 23일 6.5도, 24일 7도 등 2월 중ㆍ하순 때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포근한 겨울날씨의 원인은 무엇일까.
25일 기상청 관계자는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된데다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기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5㎞ 상층에 영하 30도의 공기를 불러왔던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화한 대신 따듯한 중국 남부지방 공기가 한반도 날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중남미 해역에서 발생한 엘니뇨 현상이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겨울철 기상 전망에서 “올해 겨울철은 약한 엘니뇨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달 11~17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6도 올랐다. 봄까지 약한 수준의 엘니뇨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니뇨는 페루와 칠레 등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소에 비해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엘니뇨가 나타난 해의 겨울에는 한국ㆍ일본ㆍ미국 북동부ㆍ알래스카 지역에서 고온현상이, 미국 남동부에서는 저온현상이 나타났다. 과거 1997년 겨울부터 1998년 여름까지 이어진 엘니뇨 영향으로 한반도는 그 해 겨울 이상고온과 폭설을 겪기도 했다. 당시 다섯 차례 폭설이 쏟아졌고, 750여명의 이재민과 35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포근한 겨울날씨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발표한 10일치 중기예보에서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영하 12도~영상 3도, 최고기온 영상 1~9도)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8일에는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29~30일 사이 제주와 남부 지방에서는 비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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