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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꿈은 이루어진다

입력
2015.01.2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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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고 싶은 게 하나 생겼다. 바로 내가 소망하던 주말 주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여름이다.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고민이 있을 때마다 가끔씩 찾아가는 지인이 있다. 나이 50이 되던 해인 2005년에 자발적으로 은퇴를 하고 서울 근교에 집을 짓고 낙향을 하신 분이다. 지인을 보러 간다기 보다는 그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한가로워서, 그리고 시간이 멈춘 듯 여유로운 그 집이 좋아서 잠시 머물다 온다. 한 10년은 된 듯하다. 그때부터 내 마음 속에 스멀스멀 ‘나도 이런 곳에 집이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동안은 무심코 오가는 길들을 조금은 더 열심히 눈에 넣기 시작했다. 또 그로부터 몇 년 후 지인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 했다. 그 댁 근처에 대략적으로 가격이 어느 정도가 되는 조그마한 집을 하나 사고 싶다고. 시기는 둘째 아이가 대학에 들어갈 때 쯤이면 좋겠다고. 그러니 혹시 괜찮은 ? 터도 좋고 값도 싼 - 집이 나오면 소개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 후부터 잊을 만하면 한번씩 소개를 받아 집을 보러 다니게 되었다. 지난해 둘째 아이가 대입을 앞 둔 어느 여름날 근처에 싸게 나온 집이 있으니 그냥 한번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바로 내가 찾던 집이었다. 그래서 10년 만에 내 꿈을 이뤘다.

가장 큰 난관은 그 집에서 같이 살게 될 사람이었다. 바로 내 배우자.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와는 달리 서울 토박이에다 줄곧 아파트 생활만 했던 남편이 결사반대를 했다. 내가 집을 보러 가자고 할 때 마다 이런저런 수없이 많은 이유를 들어 나의 꿈을 매번 좌절시켰다. 그렇게 반대의 시간과 설득의 시간이 흘렀다. 족히 몇 년을 그렇게 보냈나 보다. 서로 지쳐갈 무렵 어느 순간부터 같이 집을 보러 다니기에 이르렀다. 서울 이외의 곳에서의 생활을 너무 싫어했던 남편이었기에 그의 변화에 반신반의 했지만 그렇게 또 몇 년이 흐르고 그 사이 남편도 나에게 세뇌가 된 모양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더니 지난 여름에 본 집에는 나보다 더 마음에 들어 하며 조금 더 생각해 보자는 내 말에 ‘지금까지 10년을 생각했는데 뭘 망설이냐’며 계약을 일사천리로 성사시켰다. 강하게 반대하던 남편으로 인해 그리고 여러 가지 다른 제약으로 인해 실현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일이 10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소망했더니 현실이 되었다.

나는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를 가르친다. 우리가 원하는 모습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목표를 정해야 되고 자신의 소득과 자산을 잘 활용하는 전략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목표설정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목표를 세우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다. 강의를 할 때 목표설정의 구체성을 강조하며 예로 드는 사례가 있다. 베스트셀러인 한 책에서 읽은 사례인데 조건이 별로 좋지 않은 한 여성이 우리가 생각할 때는 도저히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배우자상을 아주 구체적으로 그리고 노력했더니 어느 날 그와 결혼을 한 자신을 발견했다는 이야기이다. ‘차를 하나 사야지‘가 아니라 ’2년 후 가을에는 A사에서 나오는 하얀색의 B를 사야지’처럼 좀 더 구체적으로 세울 때 실현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또 하나는 실행의 중요성이다. 살을 빼겠다고, 부자가 되겠다고 계획만 세워서는 살을 뺄 수도 부자가 될 수도 없다. 그러니 살을 빼려면 부자가 되려면, 즉 목표를 달성하려면 계획대로 실행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내가 가르치는 내용들이다. 가르친 대로 했더니 나도 내 꿈을 이루게 되었다.

살다 보면 돈이 없어서, 시장 상황이 안 좋아서, 또는 다른 여러 가지 이유들로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에서 끝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실행이라는 마법의 발걸음을 한 걸음씩 떼어보자. 한 걸음으로 다다를 수 있는 곳은 없겠지만 그 걸음들이 더해지고 더해지면 반드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이 아침을 열어본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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