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불법 반출한 중요 문화재 문정왕후 어보(사진 왼쪽)와 현종 어보가 6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대한인국민회 유물 처리 문제로 방미 중인 안민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워싱턴DC 국토안보수사국(HSI)에서 보관 중인 두 어보는 조만간 절차를 밟아 한국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문정왕후 어보는 다음 달 설 전후, 현종 어보는 3월 중 각각 환수될 예정”이라며 “이 어보들은 워싱턴DC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수령해 한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어보는 지난 2000년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박물관(LACMA) 측이 경매시장에서 구입해 소장해왔다가 도난품인 사실이 확인되자 국토안보수사국이 2013년 9월 압수해 그 동안 조사를 진행해왔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방한했을 때 한미 양국은 불법 유출된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인장 9점을 반환하기로 합의했으나, 두 어보는 반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반환 대상은 대한제국 국새인 황제지보(皇帝之寶), 순종이 고종에게 태황제(太皇帝)라는 존호를 올리며 1907년 제작한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조선왕실에서 관리임명에 사용한 유서지보(諭書之寶) 등 9점이다. 이들 인장은 한국전쟁 당시 참전 미군이 덕수궁에서 불법 반출했다가 2013년 11월 미국 국토수사국에 압수됐고, 한미 양국의 공조 결과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인장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7월 워싱턴DC에서 문화재 환수 관련 양해각서에 설명할 당시에도 두 어보와 관련해 ‘2015년 1월 중 반환’이라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11대 중종의 두 번째 왕비인 문정왕후 어보는 거북 모양 손잡이가 달린 금장 도장으로, 도장을 찍는 면에 문정왕후의 존호인 ‘성열대왕대비지보’(聖烈大王大妃之寶)라고 새겨져있다.
안 의원은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 반환을 위해 ‘문화재 제자리 찾기’ 혜문 스님과 함께 3년 가까이 환수활동을 펼쳐왔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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