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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일본인 인질 1명 죽이고… "테러범 석방" 요구

입력
2015.01.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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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카와 하루나씨 살해영상 공개, 몸값 대신 돌연 "리샤위 석방해라"

참수된 유카와 하루나로 추정되는 사진을 들고 있는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 유튜브 캡처
참수된 유카와 하루나로 추정되는 사진을 들고 있는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 유튜브 캡처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억류된 일본인 인질 2명 중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ㆍ42)가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24일 공개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넘어 또 다른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ㆍ47)가 참수 당한 유카와로 보이는 사진 한 장을 들고 서 있는 모습과 함께 음성 메시지가 유튜브에 공개됐다. 고토의 음성으로 추정되는 이 영어 성명은 “아베 당신이 하루나를 죽였다”며 “협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72시간 이내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유카와 하루나 페이스북 사진
유카와 하루나 페이스북 사진

성명은 이어 “그들은 더 이상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수감중인 사지다 알 리샤위를 석방하면 나는 풀려난다”고 덧붙였다. IS측은 당초 인질 2명의 몸값으로 2억 달러를 요구했으나 돌연 협상 조건을 바꾼 것이다. 사지다 알 리샤위는 2005년 요르단 래디슨호텔의 결혼식장에서 자폭테러를 감행해 60여명을 숨지게 한 뒤 붙잡혀 현재 요르단 감옥에 사형수로 수감 중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공개된 사진과 음성 메시지가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에 억류됐던 일본인 인질 중 한 명인 유카와 하루나 참수 소식이 날아든 다음날인 2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타계에 애도를 표하기 위해 도쿄 사우디 대사관에 비치된 조의록에 서명하러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에 억류됐던 일본인 인질 중 한 명인 유카와 하루나 참수 소식이 날아든 다음날인 2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타계에 애도를 표하기 위해 도쿄 사우디 대사관에 비치된 조의록에 서명하러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메시지 공개 직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언어도단이며 용납하기 어려운 폭거”라며 “위해를 가하지 말고 고토를 즉각 석방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인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미국은 IS가 유카와 하루나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성명에서 “살해 행위와 위협은 테러리스트의 잔혹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일본은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새로운 협상 조건이 제시되자 협상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요르단 정부와 협의에 들어갔다. 요르단 암만의 현지 대책본부를 지휘하고 있는 나카야마 야스히데 외무성 부장관은 이날 오전 요르단 당국자와 만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일본 언론들은 현지 전문가를 인용해 요르단이 과거에도 테러 조직과 포로를 교환한 적이 있는데다 일본의 재정지원을 받는 등 양국 관계가 두터운 점을 감안하면 맞교환을 위한 리샤위의 석방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하지만 요르단은 IS 공습에 참가하는 등 미국 주도의 IS 격퇴 작전에 적극적인 상황이어서 리샤위 석방이 인질 위협에 타협은 없다는 대테러 전선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다가 지난달 요르단의 전투기 조종사가 IS에 붙잡힌 상태여서 자국민보다 일본인 구출을 우선시하느냐는 비난 여론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유카와는 민간군사기업(PMC)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중동지역에서 경호관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지난해 8월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에 입국했다가 IS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카와와 친분이 있는 분쟁지역 전문기자 고토는 이후 그를 구할 목적으로 지난해 10월 하순 시리아로 갔다가 실종됐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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