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3 녹화 끝낸 이수, 수년 전 성매매 물의 이슈 돼 하차
노홍철·장근석 이어 또 촬영분 편집… 프로그램에 여론 영향력 막강해져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시즌3가 방영 전부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6년 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이수가 가수 7인의 명단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시끄러운 상황인데도 ‘나가수’ 측은 이수의 출연 소식을 알렸고 방송 녹화도 강행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논란과 향후의 노이즈에 부담을 느낀 듯, MBC는 다음 날 이수의 하차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갑작스러운 하차 결정과 관련해 방송사의 ‘갑질 논란’이 일어났다. 하차 결정 문제를 떠나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차시킬 것이라면 애초 섭외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를 방송사의 일방적인 갑질로 보는 건 너무 확대 해석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미 촬영한 분량을 그대로 방영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하지만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촬영분을 편집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방송사가 권력을 행사했다기보다 시청자의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과정의 문제가 있었지만 본질은 시청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은 제작진의 결정이다. 이수 측은 아쉬움이 남지만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수 스스로도 지상파 복귀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을 이번에 확인한 셈이다.
이번 ‘나가수3’ 사태는 방송이 과거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잘 말해준다. 과거에는 제작진이 찍은 방송을 시청자가 수용하거나, 아니면 거기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촬영한 방송 분마저 편집시킬 정도로 시청자 의견의 영향력이 커졌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노홍철이 ‘무한도전’에서 즉각 하차하고 그 방송분량이 모두 편집된 것은, 과거 정준하가 룸살롱 사건으로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에 계속 남았던 것과 대비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중이 방송 제작에 절대적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얼마 전 tvN ‘삼시세끼’에 출연했던 장근석이 세금문제가 불거지자 즉각 하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금문제가 아니었다면 장근석은 이 프로그램의 중요 캐릭터가 됐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하자 ‘삼시세끼’ 측은 하차를 서둘러 결정하고 방송 날짜까지 일주일 늦췄다. 여론이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이는 논란 연예인의 방송 강행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MBC ‘아빠 어디가’는 출연자 김진표가 처음부터 일베 논란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강행했다가 잡음이 생겨 큰 부담을 안은 적이 있다.
최근 예능은 관찰 카메라 형식을 선택함으로써 웃음이 아니라 지지가 더 중요해졌다. 그러니 출연자의 실력이나 기량보다 출연자에 대한 호감이 더 중요하다. 시청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발휘되는 것은 이런 변화 때문이다. 이제는 시청자가 고개를 돌리면 방송은 설 자리가 없다. 시청자 없이는 프로그램이 존재하기 어려운 시대다.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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