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발로… 11경기 만에 골맛
차두리, 폭발적 드리블로 도움 성공
26일 이란ㆍ이라크전 승자와 대결
● 경기 하이라이트 (손흥민 첫 골 1분 37초/ 손흥민 두번째 골 2분 7초)
손흥민(23ㆍ레버쿠젠)이 드디어 웃었다.
1960년 서울 대회 이후 55년 만에 2015 호주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손흥민의 머리와 발을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을 따돌리고 4강에 선착했다.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69위)은 22일 호주 멜버른 렉텡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71위)과의 대회 8강전에서 연장전에 두 골을 넣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3회 연속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3승을 포함해 파죽의 4연승을 질주했다. 4경기 무실점 행진이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2무1패로 절대 우위를 지켰다. 한국은 26일 시드니로 장소를 옮겨 이란(51위)-이라크(114위)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 번이라도 지면 끝인 토너먼트의 위험성을 고려해 파격보다 안정에 무게를 뒀다. 17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 선발과 비교하면 남태희(24ㆍ레퀴야)와 손흥민 2명만 교체했다. 13일 쿠웨이트전에서는 7명, 호주전에서는 6명을 투입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이정협(24ㆍ상주 상무)을 최전방 공격수로 한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좌우 측면 공격은 손흥민과 이근호(30ㆍ엘 자이시)가 맡았고, 구자철(26ㆍ마인츠)의 빈자리인 처진 스트라이커에는 남태희를 낙점했다. 중원은 4경기 연속 기성용(26ㆍ스완지시티)과 박주호(28ㆍ마인츠)가 짝을 이뤘고,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수(23ㆍ호펜하임), 김영권(25ㆍ광저우 헝다), 곽태휘(34ㆍ알 힐랄), 김창수(30ㆍ가시와 레이솔)가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28ㆍ세레소 오사카)이 꼈다.
미르잘랄 카시모프(45)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베테랑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지한파’ 세르베르 제파로프(전 성남), 티무르 카파제(전 인천)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신예들을 대거 투입했다. 17일 조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전(3-1 승)에 나섰던 선발 라인업을 선택했다.
한국은 전반 상대의 압박에 고전했다. 17분에는 상대 산자르 투르수노프와의 1대1 상황에서 김진현이 슈퍼 세이브를 펼쳐 간신히 실점을 막았다.
우즈베키스탄의 거센 공세에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던 한국은 전반 20분 이정협의 첫 슈팅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중원에서 기성용이 중심을 잡아주고, 손흥민이 측면을 휘젓자 분위기가 살아났다.
손흥민은 전반 25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가볍게 제친 뒤 오른발로 반대편 골문을 보고 감아 찼지만 골키퍼 이그나티 네스트로프의 선방에 막혔다. 1분 뒤엔 기성용이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은 연장 전반 14분에 기다렸던 골을 터트렸다.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손흥민이 넘어지면서 헤딩 슈팅을 날렸다. 이 공은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A매치 11경기 만에 나온 골이다.
손흥민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연장 후반 14분 차두리의 완벽한 측면 크로스를 왼발로 때려 넣었다. 경기 전 “골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손흥민은 ‘멀티골’을 넣으며 팀을 4강에 올려놨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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