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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선배처럼 신고선수 신화 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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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선배처럼 신고선수 신화 쓰고 싶어"

입력
2015.01.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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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협, 넥센 애리조나캠프서 구슬땀

"포기하고 군대가니 야구가 그리워"

간절함ㆍ거포 잠재력 높이 사 발탁

넥센의 애리조나 캠프에 낯선 얼굴이 보인다. 1군 전력 위주로 꾸린 선수단이지만 그라운드는커녕 신인지명회의 때조차 볼 수 없었던 한 선수가 뜨거운 태양 아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고선수 허정협(25)이다.

허정협은 대졸 루키 외야수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쳐 다른 신인들보다 나이가 많다. 지난해 8월 신인지명회의에서 10개 구단의 외면을 받았지만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 선발을 직접 챙기는 이장석 대표가 그의 거포 잠재력을 눈 여겨 본 것이다.

허정협은 신고선수 신화를 이룬 서건창(26)과 야구 인생이 쏙 빼 닮았다. 야구를 그만 둘 생각까지 하고 군 입대를 했고, 먼 길을 돌아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또 눈빛에 절실함도 묻어났다. 2011년 입단 테스트 당시 박흥식 전 넥센 타격코치는 서건창을 두고 “눈빛이 살아있는 녀석”이라고 했다. 허정협은 염경엽 감독이 지난해 11월 대만 유망주 캠프에서 절실함과 발전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넥센에서 신고선수가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건 서건창과 허정협 둘뿐이다.

애리조나에서 훈련에 한창인 허정협은 “이 곳에서 훈련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조차 못했는데 지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며 “감독님이 좋게 봐줘서 여기까지 왔다. ‘제2의 서건창’이라는 신고선수 신화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 동안 허정협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인천고 시절 투수로 활약했지만 대학 입학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로 진학한 뒤에는 타자로 전향했으나 뜻대로 야구가 안 돼 2010년 군대를 가기로 결심했다. 군 생활 2년 동안 야구를 잊으려 했지만 마음 한 켠에는 미련이 남았다. 그래서 2012년 1월 제대 후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허정협은 “군대에 가니까 오히려 야구가 엄청 하고 싶었다”면서 “그 때 야구를 끝까지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굳혔다”고 돌이켜봤다. 그는 또한 “다른 선수들보다 나이가 있다 보니 더 절실함을 갖고 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인 야수로는 유일하게 캠프에 참가한 허정협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 “힘에 밀리지 않고, 어깨는 투수 경험이 있어 강하게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목표로는 “여기 온 대부분 선수들은 1군에 맞춰진 선수들”이라며 “감독님이 기대하는 만큼 2군에서 잘해 언제든지 1군에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2군에서 일단 20홈런-20도루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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