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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신경 안 써요" 진흙탕 뛰어든 꽃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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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신경 안 써요" 진흙탕 뛰어든 꽃남

입력
2015.01.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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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귀공자 이미지 벗고 강남 개발사업 이전투구 속

정치 건달 되는 넝마주의 연기..."내면의 폭력성 꺼내기 힘들었죠"

강남 재벌 2세가 강남 거지로 변신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상속자들’에서 귀공자 이미지를 뽐내던 이민호(28) 이야기다. 21일 개봉한 영화 ‘강남 1970’에서 그가 연기한 종대는 넝마주이로 살아가다 우연히 정치 건달패에 끼게 된 뒤 ‘내 땅’을 갖겠다는 일념 아래 강남 개발사업을 둘러싼 이전투구에 뛰어든다. 지금껏 이민호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가난하고 폭력적인 인물이다.

‘강남 1970’은 이민호가 주연으로 출연한 첫 영화다. 그는 “영화 장르 특성 상 20대 후반의 성숙한 느낌이 나야 거부감 없이 다가설 수 있지 않나 생각해서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고 했다. ‘꽃남’ 종영 후 꾸준히 들어오는 영화 출연 제의를 계속 거절하다 보니 ‘이민호는 영화 안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한다.

욕망을 향해 달려가지만 결국 권력다툼의 희생양이 되고 마는 종대의 얼굴에서 구준표(‘꽃보다 남자’)나 김탄(‘상속자들’)의 표정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는 “이미지 탈피 같은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 영화도 시기가 잘 맞아서 출연한 것이지 남자답게 보이고 싶어 고른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야만인들이 정치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탓에 영화엔 잔인하고 거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거의 모든 액션 연기를 직접 한 이민호는 진흙탕 패싸움 장면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액션 연기보다 힘든 건 자신의 내면에서 폭력성을 꺼내는 일이었다. “평소에 하지 않던 잔인한 생각을 계속 품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감정이 나오더군요. 감정이 우울해서 막판엔 힘들었어요. 영화 촬영 도중 광고를 찍으러 갔는데 눈빛과 얼굴이 달라졌다는 말도 들었죠. 다음엔 감정을 완전히 풀어 헤치고 자유롭게 노는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습니다.”

1987년생인 이민호에게 1970년대에 대한 기억이 있을 리 없다. 작품 속에서 대신 살아본 70년대는 그에게 어떤 느낌이었을까.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됐습니다. 지금 20대는 꿈을 꿀 수 있지만 그 당시 20대는 꿈조차도 꿀 수 없었던 시대였던 것 같아요.”

데뷔 전엔 그에게도 종대처럼 성공을 위해 간절하게 달려가던 시기가 있었다. “제게 가장 암흑 같던 시기가 20세 때였어요. 종대처럼 희망이 없어 보이는 느낌이었죠. 교통사고로 1년간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그때 많은 게 형성된 것 같아요. 내가 연기를 정말 하고 싶어한다는 것도 그때 깨닫게 됐죠. 병원에서 세상으로 나오고 나니 뭐든 열심히 하게 되더군요.”

중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한류 스타 이민호는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을 때 더 바쁘게 지낸다. 1년 중 5, 6개월을 광고 관련 일정으로 보낸다. 해외 활동으로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지만 작품을 고를 때마저 한류를 고려하진 않는다고 한다. ‘강남 1970’에 출연한 것이 그 증거라고 했다.

부족한 것 하나 없어 보이는 그에게 콤플렉스가 있을까. 질문을 던지자 엉뚱하고 궁색한 답변이 돌아왔다. “아침마다 얼굴이 부어요. 정말 콤플렉스라니까요. 그게 아니면, ‘허당’ 같은 성격? 또 춤을 못 춰요. 뻣뻣함의 아이콘이죠.(웃음)”

고경석기자 kave@hk.co.kr 김세희 인턴기자(이화여대 사회생활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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