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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시리아 접경 난민촌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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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시리아 접경 난민촌서 하차

입력
2015.01.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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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선자와 택시로 이동 확인, IS 가담 목적 월경 가능성 농후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에서 지난 10일 호텔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긴 김모(18)군이 실종 당일 한 남성을 만나 승합차(택시)를 탄 호텔 앞 모스크. 연합뉴스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에서 지난 10일 호텔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긴 김모(18)군이 실종 당일 한 남성을 만나 승합차(택시)를 탄 호텔 앞 모스크. 연합뉴스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실종 당일인 10일 현지 호텔 앞에서 한 남성을 만나 함께 택시를 타고 시리아 국경 근처의 시리아 난민촌 주변으로 이동, 하차한 사실이 20일 확인됐다. 김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할 목적으로 시리아 국경을 넘었을 개연성이 농후해지는 정황이다. 하지만 외교부는 지난 16일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오락가락한 해명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군, 국경 마을 베시리에 이동 후 종적 끊겨

외교부는 이날 터키 현지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기록과 수사 내용을 근거로 김군의 행적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10일 오전 8시쯤 배낭을 메고 킬리스 내 숙소인 호텔 문을 나섰다. 김군은 호텔 건너편 모스크에서 서성거리다 오전 8시25분쯤 남성 한 명을 만난 뒤 시리아 번호판을 단 카니발 차량에 올라탔다. 김군과 이 남성은 차량을 타고 킬리스에서 남동쪽으로 18㎞ 떨어진 베시리에 마을의 시리아 난민촌 주변에서 하차했고, 이후 종적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모스크 앞에서 남성이 김군을 향해 손짓을 하자 김군이 다가갔다”면서 “접선자인 남성은 CCTV 상에서 정확한 인상착의가 확인되지 않아 아랍인이나 터키인인지 특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군이 탄 카니발 차량은 터키에서 소액을 주면 구할 수 있는 불법택시로 시리아인 운전사는 접선자인 남성을 당일 처음 본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난민촌이 위치한 베시리에 마을은 킬리스에서 차량으로 약 25분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남쪽에 위치한 시리아 국경과는 단 5㎞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김군이 베시리에 마을로 이동한 배경과 관련, 접선자인 남성의 안내에 따라 시리아로 불법 월경하기 위해 우회로를 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터키와 시리아 간 국경은 약 900㎞에 달하지만 국경검문소는 13개에 불과하다”면서 “김군이 베시리에 쪽에서 시리아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럴 경우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 김군 행적 관련 오락가락 대응 논란

외교부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6일 터키 경찰을 통해 이미 확인했지만 지금껏 김군의 행적에 관해 분명한 설명을 하지 않아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7일 터키 언론의 보도로 김군이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월경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직후 외교부는 “실종 당일 김군이 호텔을 나선 이후 2~3시간 내 행적을 조사한 결과 시리아 국경 근처로는 이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김군의 실종은 납치 등 범죄단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김군의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IS 깃발이 나오는 등 시리아로 월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김군의 어머니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이) 길을 잃었는지 납치당한 건지 답답하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외교부는 이날 뒤늦게 “김군이 국경이 있는 남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이동했기에 국경 근처로 이동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김군이 별다른 저항 없이 접선자인 남성을 따라 시리아 국경 근처로 간 사실이 확인된 만큼 애초 외교부가 사실과 전혀 다른 설명을 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외교부가 그간 김군의 행적에 대해 모호하게 설명했던 건 국정원의 강력한 보안 요청 때문이었다”면서 “결과적으로 외교부가 김군의 행방과 관련해 혼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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