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재정 적자 30조원 넘어
정부가 지난해 세수 펑크 규모를 역대 최대치인 11조1,000억원으로 공식 추산했다. 나라 재정 적자는 작년 11월까지 30조원을 넘어섰다.
20일 기획재정부는 ‘1월 재정동향’ 자료에서 지난해 세수 펑크 규모, 즉 실제 걷히는 국세수입이 당초 세입예산보다 못 미치는 규모가 1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종전 최대치인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세수 펑크(8조6,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 많은 규모다. 전국 일선 세무관서의 신고 내역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실적을 추계, 이미 집계를 마친 11월까지 실적에 더한 값이다.
3년 연속 세수 펑크는 사상 처음인데다, 그 규모도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세수 평크 규모는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2조8,000억원, 8조5,000억원이었다. 정부가 증세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장밋빛 경제성장률 전망 등을 바탕으로 낙관적 세수 계획을 짜는 관행이 매년 반복,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87.5%로 2013년 같은 시점(89.3%)보다 1.8%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목별로 보면 지난해 세수 펑크를 주도한 건 법인세와 관세다. 전년보다 예산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는 전년 동기보다 1조5,000억원, 관세는 1조8,000억원 덜 걷혔다. 반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교통세는 각각 4조8,000억원, 2,000억원, 1,000억원 더 걷혔다. 기재부는 “취업자수 증가 등으로 소득세는 늘었지만, 기업영업실적 저조와 수입부진 등에 따라 부가세 법인세 관세 등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총수입은 316조8,000억원, 총지출은 313조5,000억원으로 통합재정수지는 3조3,000억원 흑자였지만,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해 실제 나라의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0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무려 14조6,000억원 늘어났다. “세외수입 감소 등 저조한 세수 여건에도 경제활성화를 위한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총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역시 509조원으로 한달 새 무려 6조원 넘게 불어났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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