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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박완서 삶과 글 일치했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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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박완서 삶과 글 일치했던 분"

입력
2015.01.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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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호원숙씨 4주기 회고집 내

"세상 불평등에 대한 분노 산문집에 고스란히"

후배 문인들도 추모집 펴내

소설가 박완서씨 타계 4주기를 맞아 맏딸 호원숙씨가 어머니를 회고하는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 엄마 박완서를 쓰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다’를 펴냈다. 더불어 박씨가 생전에 쓴 산문집 7권도 재출간됐다. 연합뉴스
소설가 박완서씨 타계 4주기를 맞아 맏딸 호원숙씨가 어머니를 회고하는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 엄마 박완서를 쓰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다’를 펴냈다. 더불어 박씨가 생전에 쓴 산문집 7권도 재출간됐다. 연합뉴스

“어머니는 삶과 글이 일치했어요. 글은 이렇게 쓰고 삶은 저렇게 살지 않았죠. 그렇게 많은 글을 쓰면서도 마지막까지 작가로서, 엄마로서, 할머니로서 어떤 역할도 피하지 않았습니다.”

소설가 박완서(1931~2011) 타계 4주기를 맞아 맏딸 호원숙씨가 엄마의 삶을 회고한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엄마 박완서를 쓰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다’를 냈다. 4주기를 이틀 앞둔 20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는 호씨의 책과 함께 1977년부터 1990년까지 박완서씨가 펴낸 산문집 7권이 새 옷을 입고 선보였다. 첫 산문집 ‘쑥스러운 고백’부터 ‘나의 만년필’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 ‘살아 있는 날의 소망’ ‘지금은 행복한 시간인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수’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등이다. 초판 당시의 원본을 기준으로 중복되는 글을 추려 재편집하고, 현재의 맞춤법과 어긋나는 부분은 작가 특유의 입말을 살리는 한도 내에서 수정했다. 표지에는 고인의 손녀 김지상씨와 후배 문인 이병률 시인이 작가의 유품을 찍은 사진이 담겼다. 호씨는 “어머니의 산문집에는 우리 가족사뿐 아니라 세상의 불평등 앞에 늘 분노했던 어머니의 생각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며 “지위가 높은 사람 앞에서는 당당했지만 지위가 낮은 사람 앞에서는 겸손했던 어머니의 마음은 ‘지금 여기’에도 유효한 정신”이라고 말했다.

호씨에게 고인은 푸근한 어머니이자 존경하는 스승인 동시에 글쓰기 인생에서 어떻게든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도 했다. ‘뿌리깊은나무’의 편집기자를 지내고 현재 경운박물관 운영위원으로 있는 호씨는 9년 만에 낸 두 번째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에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소설가의 딸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 놓았다. “어머니께서 살아 계실 때는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글을 썼던 것 같아요. 어머니라는 산이 너무 컸습니다. 돌아가시고 나니 되려 어머니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쓰고 있네요.”

고인의 4주기를 기념하는 추모 행사와 책 출판도 이어지고 있다. 후배 문인들이 펴낸 추모 소설집 ‘저물녘의 황홀’(문학세계사)에는 고인의 소설 중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단편 ‘저물녘의 황홀’을 비롯해 여성 소설가 14명의 신작 소설이 실렸다. 노순자의 ‘웃음’, 우애령의 ‘장승포에서’, 박재희의 ‘춘향’, 조양희의 ‘황금 반지’ 등이다.

구리시인창도서관은 28일 오전 10시 30분 구리아트홀에서 박 작가의 4주기 추모공연을 개최한다. 1998년부터 2011년 세상을 뜰 때까지 구리 아차산 동쪽 골짜기의 아치울 마을에서 살았던 작가를 기리기 위한 공연으로, 올해로 4회째 열리고 있다. 1부는 고인의 단편소설 ‘해산바가지’라는 작품을 각색한 낭독 공연으로, 2부는 추모음악회로 진행한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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