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와 반대인 계절 활용해 스포츠 빅 이벤트 잇달아 개최
관광객 밀물… 경제효과 톡톡
호주에서 열리는 ‘스포츠 만찬’이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북반구 국가들의 시샘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호주는 릴레이 스포츠 축제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크리켓 국제대회를 시작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요트, 축구, 사이클링, 테니스 등등 종목도 가지가지다. 올해 호주의 여름은 스포츠의 계절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잇달아 열리는 스포츠 대회 덕분에 경제적 효과도 배가 될 전망이다. 영국 BBC는 호주가 올 여름 각종 대회 개최의 파급 효과로 3억2,000만호주달러(2,848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메가 이벤트급 대회가 두 개나 열리면서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우선, 호주 전역 5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2015 아시안컵 축구가 한 창이다.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안컵 축구대회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다.
아시안컵은 관중과 시청자를 놓고 시즌 첫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호주오픈과 경쟁해야 한다. 호주 남부에서 펼쳐지는 프로사이클대회 투어 다운 언더까지 호시탐탐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호주-뉴질랜드 양국에서 1월15일부터 2월1일까지 펼쳐지는 국제크리켓협회(ICC) 월드컵은 더 큰 ‘복덩이’다. 크리켓월드컵은 규모와 수익 측면에서 다른 대회들을 압도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대회로 알려진 이 대회는 하계올림픽과 FIFA월드컵에 비견될 정도다. ICC 월드컵 관계자는 BBC를 통해 “이미 50만장의 티켓이 판매됐으며, 해외 관중도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른바‘관광 쓰나미’를 맞아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되는 셈이다.
요트 대회인 시드니 투 호바트는 크리스마스 직후인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펼쳐진다. 대회 주최측은 ‘세상에서 가장 관중이 많은 경기’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시드니 투 호바트는 백만 명에 달하는 관중을 자랑한다. 스타디움과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관중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관중들은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시드니 항구부터 해변을 따라 경기를 관람하는데, 약 70만명에 달한다. 이중 30만명은 선상에서 요트 경기를 즐긴다. 이들에게 음식과 연료를 공급하는 배를 포함해 100척이 넘는 배가 시드니 항구를 가득 메우는 장관을 연출한다. 겨울 한가운데에 있는 북반구의 국가들이 텔레비전으로 태양이 이글거리는 시드니의 요트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별미다. 한 겨울의 호주 여행을 상상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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