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인공피임법 반대 입장 밝혀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가톨릭교의 낙태와 인공피임법 반대 입장을 설명하면서 “토끼처럼 계속 출산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혀 화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9일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외신은 이탈리아 ANSA통신 보도를 인용, 교황이 가족과 개발도상국에 의한 ‘이데올로기적 식민지화’를 비난하며 이런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교황은 서방 단체나 기관, 국가들이 산아제한과 동성애자 권리에 관해 급진적이고 서구적인 관념을 개발도상국들에 강요하고 있으며, 때로는 이를 개발 원조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어떤 사람들은 좋은 가톨릭 신자가 되려면 마치 토끼처럼 (출산을 많이)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럴 필요는 없으며 안전하고 책임 있게 낳고 키울 수 있는 범위에서 출산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나 인공피임법 외에 가톨릭교가 인정하는 출산 제한 방법이 많다며 “책임질 줄 아는 부성(父性)”을 문제의 핵심으로 꼽았다. 또 “모든 민족은 이데올로기적인 식민지화를 겪지 않고 정체성을 유지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난 16일 필리핀 방문에서 “수태로부터 자연적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찬양하며, 1968년 바오로 6세 교황이 낙태ㆍ인공피임법에 대한 가톨릭교의 반대 입장을 확인한 점에 찬사를 보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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