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를 꿈꾸는 중3 안재현
‘중3의 반란을 기대하시라.’
한국 남자 탁구의 미래 안재현(16ㆍ동산중 3년)이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노린다. 안재현은 20~24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리는 2015년 탁구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출전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7일부터 열린 1,2차 선발전에서 고1,2 선배들은 물론 실업팀 선수들에도 밀리지 않으며 살아 남았다.
이번에 대한탁구협회는 중학교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제2의 유남규, 현정화를 발굴하기 위해 초대형 대표 선발전을 진행 중이다. 작년까지 전국 대회 8강 성적을 보유한 중ㆍ고교 선수들만 나설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초ㆍ중ㆍ고교 모든 선수들에게 문을 열어줬다. 그 결과 남자 141명, 여자부에서는 147명이 모여 들었다. 이중 12명씩만이 생존해 지난해 상비군과 최종전에서 맞붙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안재현은 1,2차 선발전에서 14승9패로 9위에 올랐다. 한 살 많은 선배 조승민(동산고 1년)과 함께 고교 선수로는 유일하게 11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었다. 앞으로 서현덕(삼성생명) 조언래(이상 S-OIL) 김민석(KGC인삼공사) 정영식(KDB대우증권) 등 쟁쟁한 선배들과 맞붙을 예정. 1,2차전 상대들과 차원이 다른 기량이지만 패기를 앞세워 이변을 연출한다는 각오다.
안재현은 동산고 소속으로 이번 대회를 치르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중학교 3학년 신분이다. 다음달 졸업식이 열리고 아직 고등학교에 진학한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중ㆍ고교 탁구 선수들은 10월 전국체전이 끝나면 ‘졸업 예정자’ 신분으로 한 단계 위의 무대를 뛴다.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도 “고교 대회를 뛰지만 중학생이다. 안재현이 만약 최종 선발전까지 통과하면 유남규 S-OIL 감독 이후 처음으로 중학생 국가대표가 탄생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안재현은 지난해까지 중등부 탁구 ‘1인자’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다가 지난 2일 끝난 제52회 전국남녀중고종합탁구대회에서는 전국체전 이후 처음으로 동산고 소속으로 뛰면서 ‘깜짝’ 3관왕에 올랐다. 개인 단식, 개인 복식,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을 싹쓸이 한 것이다. 차종윤 동산고 코치도 “안재현이 이 정도까지 해줄지 몰랐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안재현은 내친김에 태극마크까지 노린다. 체력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공격적인 탁구를 구사하면 당황하는 쪽은 정보가 부족한 선배들일 수밖에 없다. 여자부에서도 열 아홉 살 소녀 ‘듀오’ 이시온, 이슬(이상 KDB대우증권)이 태극마크를 노리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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