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주간 감염자 48명에 불과 85% 환자 치료율 유지한다면
올해 중반까지 종식 가능성 나와
에볼라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확산 속도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발병 초기 인도적 구호단체의 지원 요청을 깔아뭉개다 뒤늦게 라이베리아에 치료센터를 설립한 미국의 치료시설들이 텅 비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아프리카 서부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에서 최근 3주 간 발생한 신규감염자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적었다. WHO에 따르면 한때 매주 수백 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던 라이베리아에서 지난 3주간 에볼라에 감염된 사람은 48명에 불과했다. 지난 10, 11일에는 한 명도 없었다. 아직 상황이 심각한 시에라리온에서 같은 기간 신규 감염자가 769명 나온 것과 비교해도 현격한 차이다.
미 조지아대 존 드레이크 부교수는 최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서 85%의 환자 입원 치료율을 유지한다면 라이베리아에서 올해 중반까지 에볼라 종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상황이 급속도로 안정화되면서 뒤늦게 치료시설을 지원한 미국의 치료센터는 ‘돈만 쓰고 인심도 얻지 못한 꼴’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터브만버그에 완공한 치료센터는 최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환자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치료센터 완공 이전 마을에는 에볼라 의심환자와 감염 환자가 200여명 있었고 이들은 치료를 기다리다 대부분 숨졌다. 미국의 치료센터 완공 후 시설을 이용한 의심환자와 환자는 총 46명에 불과하다. 터브만버그 치료센터가 생긴 뒤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발생 건수는 일주일에 100건 미만으로 3분의 1이 줄었고, 지난달에는 30건 미만으로 급감했다.
치료시설 확충과 환자 급감의 미스매치는 지난해 9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악의 경우 2015년 초 서아프리카 에볼라 감염자가 14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의 영향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라이베리아 주재 미 국제개발처 고위 관리는 “당시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 봐야만 했다”고 말했다. 미군 3,000명을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에 파견한 미국은 7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라이베리아에 14개 치료센터를 더 지을 계획이다.
WHO는 15일까지 전세계 에볼라 감염자 수가 2만1,261명이며 사망자는 8,414명이라고 밝혔다. 라이베리아에서는 지금까지 8,300여 명이 감염됐고 3,538명이 숨졌다.
함지현 인턴기자(한양대 국어국문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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