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잠시 뒤로 미룬 왼손 에이스 김광현(SK)과 양현종(KIAㆍ이상 27). 지난 일은 가슴에 묻어두고 새로운 출발선상에 섰다. 한달 반 가량 진행되는 스프링캠프에서 마음을 추스른 다음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려는 의욕이 강하다.
김광현은 빅리그 문턱까지 다가섰지만 유턴을 결정했다. 포스팅(비공개 입찰) 응찰액 200만달러(22억원)를 적어낸 샌디에이고와 단독 협상을 했지만 원하던 계약 조건을 제시 받지 못했다. 계약 불발 이후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지만 결혼을 하고 연봉 대박을 터트리며 특유의 밝은 얼굴을 되찾았다. 김광현은 지난해 연봉 2억7,000만원에서 올해 3억3,000만원 오른 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인상액은 비자유게약선수(FA)를 제외한 최고 금액이다.
팀의 캠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15일 떠난 김광현은 다가오는 시즌 이닝이터(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투수)를 노린다. 그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지, 부상 여파가 있지 않은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앞으로 더 인정받으려면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 그렇다면 팬들뿐만 아니라 해외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 또한 지난 시즌 후 빅리그 진출이 불발됐다. 포스팅 최고 응찰액이 기대에 못 미쳐 소속팀 KIA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김광현처럼 지난해 연봉보다 2억8,000만원 인상된 4억원을 안겨주며 간판 투수를 예우했다.
홀가분하게 16일 일본 오키나와로 캠프를 떠난 양현종은 “구단이 많이 생각해줘 마음 정리를 잘 했다”면서 “어느덧 후배들도 엄청 많은 9년차 선수가 됐다. ‘열심히’보다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올해 144경기로 늘어나는 장기 레이스에 대비해 몸 상태를 천천히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광현은 “지난해에는 컨디션을 올리는 페이스가 빨랐는데 올해는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최고조로 끌어올려 시즌에 맞추겠다”며 “한창 던져야 할 여름에 힘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던 만큼 체력적으로 더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현종 역시 “개막전에 맞췄던 것과 달리 7, 8월에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몸을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했다.
이들의 해외 진출 꿈은 시기가 늦춰졌을 뿐 지금도 유효한 진행형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