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정통 위스키를 표방하는 싱글몰트와 저 알코올(이하 저도) 위스키의 인기는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싱글몰트는 여러 곡물을 섞어서 만드는 블렌디드와 달리 보리 100%의 풍부한 맛과 향으로, 저도 위스키는 40% 알코올 도수를 낮춘 순한 위스키다.
주류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위스키 판매량은 약 178만 5,048상자(1상자 500ml X 18병)로 전년 188만 7,370상자에 비해 약 5.4%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깊은 풍미가 있는 싱글몰트는 약 5만 9,524상자로 10% 성장했고, 기존 블렌디드를 대체한 저도 위스키는 19만 7,353상자로 약 62%나 판매량이 늘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세계 1, 2위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은 지난해 2만 2776상자로 7.4%, ‘글렌리벳’은 6,227상자로 47.1% 성장했고, 세계 최고가 위스키 ‘발베니’는 2,611상자로 전년 대비 실적이 32.2%나 늘었다.
차훈 글렌피딕 마케팅 매니저는 “폭탄주로 인기를 끌었던 기존 블렌디드 이미지에 소비자는 점점 식상해 하고 있다”며 “올 몰트 맥주(100% 보리 원료)처럼 위스키도 싱글몰트가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싱글몰트 카테고리와 함께 저도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도 무섭다. 알코올 36.5%의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는 지난해 19만 2,784상자, 57% 성장하며 3위 ‘스카치 블루’까지 위협하고 있다. 세계 위스키 시장을 이끌고 있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협회’는 알코올 40%미만의 제품에는 ‘스카치 위스키’란 단어를 못쓰게 하고 있다. 즉 협회에서 품질을 보증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런 제약으로 스카치 위스키가 표류하는 사이 부산 향토기업 골든블루는 저도 위스키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소주에서도 순한 소주가 대세를 이루듯이 위스키도 이런 트렌드에 재빨리 대응해 매년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다.
외국계 주류 회사들도 저도 위스키 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저도주 ‘발렌타인 라임(알코올 35%)’과 ‘J&B 허니(35%)’가 판매되고 있어 국내 출시도 곧 이뤄지지 않겠냐는 설득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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