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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호텔 직원 "김군 불안해 보였다" … IS 가담은 아직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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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호텔 직원 "김군 불안해 보였다" … IS 가담은 아직 '안갯속'

입력
2015.01.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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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동행 시리아 접경 호텔 투숙, 8일 전 돌연 사라진 후 행방 묘연

현지 언론 "IS합류" 보도로 큰 파문, 외교부선 "국경 이동 정황 없다"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의 행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실종된 지 9일이 흘렀지만 현지에서도 정확한 행적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군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는데도 한국 외교부, 경찰, 국가정보원 등은 외신 보도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군 출발에서 실종까지

18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8일 A(45)씨와 함께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김군이 터키 여행을 가겠다고 하자 그의 어머니가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A씨와 함께 가는 조건으로 터키행을 허락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남동부 가지안테프 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밤 공항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킬리스 시내 M호텔에 여장을 푼 두 사람은 다음날인 9일 함께 시내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관광을 했다.

그러나 10일 오전 갑자기 김군이 사라졌다. 아침도 먹지 않고 가방과 소지품을 챙겨 몰래 호텔을 떠난 것이다. 호텔 직원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김군은 매우 불안해 보였고 아침에 나갈 때는 하얀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메고 있었다”며 “김군이 사라진 후에도 A씨는 사흘 동안 오전에 30분 정도만 외출했을 뿐 계속 방에 머물렀고 A씨는 ‘김군이 핫산을 만나러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국경 도시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군이 투숙한 호텔. 연합뉴스
지난 10일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국경 도시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군이 투숙한 호텔. 연합뉴스

석연찮은 동행인 행적

A씨가 김군 실종 사실을 주터키 한국대사관에 신고한 것은 12일. 그는 현지 대사관 측에 “김군이 사라지고 신고하기 전까지는 혼자서 찾으러 다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텔 직원은 “A씨에게 ‘당신 친구는 어디 갔느냐’고 묻자 그는 ‘모르겠다’고 답했다”며 “11일 A씨에게 ‘원하면 경찰이 조사하도록 도와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그는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신고 접수 직후인 13일 대사관 직원을 킬리스로 급파해 현지 경찰 등과 함께 실종자 소재 파악에 들어갔다. 이후 터키 일간지 밀리예트가 17일 “18세 한국 남성이 시리아로 불법 입국해 IS에 가담했다”고 보도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그러나 외교부는 “(김군이) 시리아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모든 채널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현지 경찰이 실종자가 호텔을 나간 뒤 2~3시간 이내의 동선을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파악했지만 터키-시리아 국경 근처로 이동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밀리예트는 또 “이 남성(김군)과 함께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검거된 다른 30세 한국인 남성을 조사한 결과 관련 사실을 자백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외교부는 부인했다. 실제로 A씨는 17일 오후 귀국한 상태다.

정부 대응은 엇박자

김군 실종 사건 접수 직후 정부는 비공개 상태에서 대응책 마련에 부산했다. 하지만 17일 터키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면서 혼선이 이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실종자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와 가족들이 불안해 하는 부분 때문에 비공개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김군 실종 보도 이후 국가정보원이 김군 집에서 컴퓨터를 수거해가고, 경찰에서는 방첩사건을 다루는 팀이 투입됐는데도 일주일째 실종자의 행적이나 의도 등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국정원이 조사했다는 컴퓨터를 경찰이 다시 컴퓨터 정밀 포렌식(분석)에 나서고, 15일 경찰에 112로 해외 실종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18일 새벽이 돼서야 외교부에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정부의 초기 대처 공조도 엉망이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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