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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의 길 위의 이야기] 대한민국 고양이

입력
2015.01.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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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내 방 책상 위에 슬그머니 올려놓을 때가 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올려놓거나 편지를 써놓을 때도 있다. 오늘은 고양이 세 마리를 그려놓고 갔다. 제목은 대한민국 고양이다. 줄문이, 점바귀, 얼눅. 철자도 다 틀려서 웃기지만 각기 다른 고양이들은 행복한 얼굴로 웃고 있다.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다. 그게 아이의 마음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내 다이어리에 하트를 가득 채워놓고 나갈 때도 있다. 사랑이 가득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아이는 멈추지 않고 자란다. 일곱 살이 되기 무섭게 말대꾸를 하고 자기주장이 생긴다. 싫어, 하지 마, 안 돼 등의 말들을 너무 쉽게 내뱉는다.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부린다.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인데 기가 막히고 화가 난다.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고 야단을 치게 된다. 어린 아이들도 사람 약을 올릴 줄 알고, 동생을 괴롭힐 줄도 안다. 고함치는 법, 화내는 법, 우기는 법 이런 것들도 여기저기서 흘끔흘끔 보고 다 배워서 익혔다. 정말 할 건 다 한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아이들에게 휘둘리기도 하고 감정적이 되기도 한다. 어찌해야 되는지 모를 때도 많다. 사람이 되느라 애쓰는 것은 부모의 몫인지도 모르겠다. 자기 자신을 아끼는 법, 잘못을 용서하는 법, 싸우고 화해하는 법, 부모와 자식이 함께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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