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 최승자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일부 -
오래돼 누렇게 뜬 이파리의 형태가 지나치게 온전하다. 어째 벌레에게 한 입도 내주지 않은 듯. 누구의 머리 위에도 드리운 적 없는 듯. 꾸역꾸역 물을 끌어올리고 바득바득 햇빛을 처먹어 누렇게 뜬 이파리는 이제 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네 묘비엔 ‘한 번도 꺾인 적 없는 이’라고 써주겠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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