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오늘 개최국 호주 상대
잔디 상태 엉망… 볼 컨트롤 난관
슈틸리케 "비긴다는 생각 없다"
17일 오후 6시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호주의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 희비는 잔디 적응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브리즈번 스타디움은 그라운드 상태가 엉망이다. 군데군데 패여 있고 표면이 울퉁불퉁하다. 손흥민(23ㆍ레베쿠젠)의 팀 동료이자 호주 축구 대표팀 로비 크루스(27)는 “내가 기억하는 한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가 좋았던 적이 없다. 도대체 왜 그렇게 관리가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경기장 잔디를 봤는데 도저히 국제 기준에 도달할 수 없는 상태다. 망신스럽다”고 혹평을 할 정도다.
한국과 호주는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잔디가 좋지 않으면 섬세한 패스가 어려워 기술이 좋거나 잔 패스 위주로 경기를 진행하는 쪽에 불리하다. 불규칙한 공의 움직임 탓에 계획된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브리즈번 스타디움은 16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화제가 됐다. 안제 포스테코글루(50) 호주 대표팀 감독은 ‘호주가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에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경기 한 운동장과는 다른 면이 있어 풀어야 할 과제”라면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나가서 열심히 뛰는 게 상책”이라고 강조했다.
‘저질 그라운드’ 는 한국에게 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 차례도 브리즈번 스타디움을 밟아보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전날 대회 장소를 개방하는 것이 국제대회 관례이자 원칙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날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 이라크의 D조 2차전 때문에 다른 훈련장에서 호주전을 대비한 마지막 훈련을 실시했다.
오만과 쿠웨이트(이상 1-0 승)를 제압하고도 불안한 경기력 때문에 혹평을 받고 있는 ‘슈틸리케호’는 그라운드의 악조건을 딛고 반드시 호주를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34ㆍ알 힐랄)는 “어차피 같은 조건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우리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한국 대표팀 감독도 “8강과 내일 호주와의 경기 중에 어떤 게 중요하다고 묻는다면 8강”이라면서도 “나는 비긴다는 생각으로 싸우는 사람이 아니다. 개최국 호주를 꺾으면 우리에게 큰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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