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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편입 위해" 한 해 14만명이 대학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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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편입 위해" 한 해 14만명이 대학 그만둔다

입력
2015.01.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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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비용 3조원 넘게 낭비

서울 소재 사립대학 2학년이 되는 A(20)씨는 지난해 대학 등록금과 교재비 등으로 900만원가량 썼다. 생활비까지 더하면 지출 규모는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가 다니는 학교는 중상위권 대학으로 평가받지만, A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치를 계획이다. A씨는 “평생 따라붙을 학벌 꼬리표를 생각하면 명문대에 가야 한다”며 “지난 1년간의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만 성공을 위한 ‘투자비용’으로 여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대학생들이 연간 14만명에 달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뿌리깊은 학벌 중시 풍조로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간판을 따기 위한 반수(半修)에 매달리느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이는 국가경쟁력마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해 재수나 편입학을 위해 자퇴, 미복학, 미등록 등으로 대학을 중도에 그만둔 학생 수는 14만5,595명이었다. 2013학년도 수능 응시자가 62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능 응시자의 4분의 1 가까이 대학을 그만둔 셈이다.

중도 포기자 수는 2010년 14만8,007명, 2011년 14만4,651명, 2012년 14만8,662명 등 매년 14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별로는 2013년 서울대 재학생 1만1,370명 중 196명(0.9%)이 그만뒀고, 연세대는 2만6,199명 중 456명(1.7%), 성균관대는 2만6,985명 중 584명(2.2%), 숭실대는 2만362명 중 593명(2.9%)이 각각 중도 포기했다. 경북 K대는 재학생 9,945명 중 758명(7.6%), 전북 S대는 1,454명 중 326명(22.4%)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나 지방대의 중도포기 학생 비율이 높았다.

교육부의 ‘중도 탈락 대학생의 경제ㆍ사회적 비용 현황 자료(2012년 기준)’에 따르면 중도 포기 학생들은 4년제 대학의 경우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전문대는 1학년 2학기 말에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 기간의 등록금, 입학금, 교재비 등은 학생 1인당 800만원에 달하며, 이를 2013년 중도포기 학생 숫자에 적용하면 총 1조1,647억원이 낭비된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이들이 대학 입학과 재수 대신 취업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경제적 이익은 1인당 1,729만원으로 계산돼 총 2조5,178억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비용을 합하면 3조6,825억원으로,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 1조8,000여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금액이 버려진 셈이다.

강은희 의원은 “등록금 외에도 중도포기 학생들이 또다시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쓰는 사교육비, 생활비 등을 고려하면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깎아먹는 학벌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 직업ㆍ진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이상경 인턴기자(경희대 사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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