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14일 소비자들이 아마존이 모든 물건을 가장 싸게 판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회사 ‘부메랑 커머스’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거래 활성화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로의 입지를 다질 목적으로 일부 품목들의 가격을 낮게 책정한다. 아마존에 유독 싼 상품이 있다면 이는 일종의 손님 유인책, 미끼 상품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아마존은 소비자 평가가 높은 품목들만 주로 싸게 판다. ‘벨킨 N450 듀얼 와이파이 공유기’처럼 별점 평가가 3.5로 전자기기 분야에서 4,285위에 그치는 상품의 경우 아마존 가격은 56.43달러지만 월마트에선 39.99달러다.
또 타이어, 자동차 등 소비자들이 굳이 온라인에서 찾지 않을 제품들은 전혀 싸지 않다. 뿐만 아니라 새로 나온 평면 스크린 텔레비전용 케이블 연결기처럼 광고비가 많이 투자된 제품에 딸린 부품들 역시 항상 싸게 팔리는 것만은 아니다.
아마존은 수 십억 건의 거래 내역을 분석해, 어떤 물품이 비싸도 사람들이 그것을 꼭 사려고 하는 정확한 시기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HDMI 케이블을 가을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사곤 한다. 단선을 막기 위해 전선을 꼬아놓은 ‘트위스티드 베인스’ HDMI 케이블 한 팩은 여름에는 5달러 미만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8달러 이상으로 값이 올라간다.
부메랑 커머스는 아마존과 월마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제품의 가격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차트를 만들었다. 사람들의 인식에서 월마트는 자동차 상품, 반려동물 관련 상품, 일부 제품군에서는 아마존보다 가격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고 여겨진다. 사람들은 이 상품들을 아마존 사이트에서보다 대형 마트에서 사는 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아마존은 비디오 게임이나 장난감, 그리고 착용 가능한 전자제품이나 그 부대용품, 휴대전화, GPS 장치와 카메라 등을 싸게 판다고 알려져 있다. 부메랑 커머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인식이 실제와도 많이 들어맞는다고 한다.
아마존의 대변인 스콧 스탄젤은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싸게 제품을 판매한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가격을 깎아 내리는 데 엄청난 노력을 들이고 있다. 우리는 아마존이 언제나 제일 낮은 가격이라는 소비자들의 믿음을 붙잡기 위해 계속 고심한다”고 말했다. 월마트 대변인 역시 “우리는 올해 더 많은 상품들에 적용할 정교한 가격 정책을 세웠다. 우리가 가장 인기 있는 상품들에 이 정책을 적용하게 되면 다른 온라인 경쟁자들과 같거나 혹은 그보다 더 낮은 가격을 선보일 것이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이런 사실들이 우리의 구매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어떤 경우에는 쇼핑에 있어 가격이 전혀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집으로 물건이 배달되는 편안함에 기꺼이 값을 지불할 수도 있고, 시간이 있어서 오후에 가게에서 직접 장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샴푸나 페이퍼 타월 같은 생활필수품은 굳이 가게마다 가격을 비교하면서 사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아마존에서는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매우 인기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쇼핑하는 방법이다.
함지현 인턴기자(한양대 국문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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