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장한 2호점에 아리따움 납품 개성 장시서 출발 70년 만에 귀향
황해도 출신인 고(故) 서성환 회장이 창업한 아모레퍼시픽이 14일 문을 연 현대아산의 개성공단 2호점 면세점에 입점했다.
올해로 70주년이 되는 아모레퍼시픽은 서 선대 회장이 개성 남문 앞 창성상회에서 가내수공업으로 동백 기름을 판매하던 어머니 윤독정 여사의 장사를 돕다가 1945년 해방 직후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창립하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게 모태가 됐다. 서 선대 회장의 차남인 서경배 현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이를 물려받아 4조원대의 회사로 키웠다.
이번 개성공단 진출은 평소 선친의 창업정신과 기업이념을 강조해 온 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지난해 선대 회장의 창업 과정과 사업 일화를 담은 일대기와 사사(社史)를 출간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평소에도 “개성은 인삼을 재배해 전 세계로 수출환 신화가 있는 곳”이라며 개성상인들과 선대 회장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해 왔다.
서 회장은 이달 9일에는 선대 회장 12주기 추모식을 갖고 장떡 먹기 행사를 했다. 선대 회장은 사업이 성공한 이후에도 1년에 한두 차례씩 가족과 함께 힘든 시기에 함께했던 장떡을 먹으며 초심을 되새겼는데 서 회장도 이 창업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직원들과 매년 장떡을 먹는다.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아리따움’ 제품 군에 속하는 화장품을 개성 면세점에 납품한다.
한편 이 날 개장한 현대아산 개성 2호점은 130㎡(약 40평) 규모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과 함께 국내에서 제조된 잡화와 최신 전자제품 등을 판매한다.
현대아산은 1999년 금강산 온정각 면세점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개성 1호점, 2011년에는 국내 양양공항 면세점을 열었고 2012년부터 인천과 중국 웨이하이(威海)·칭다오(靑島) 간을 운항하는 위동훼리 선상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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