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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리 집에도 불날라…" 소화기 구입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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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리 집에도 불날라…" 소화기 구입 껑충

입력
2015.01.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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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아파트 등 화재 잇따르자 시민들 안전용품 구매 급증

마스크 판매량도 20% 늘고 소방시설 점검 문의도 부쩍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41)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3kg짜리 소화기 2개를 구입했다. 화재 소식이 연일 뉴스에 보도되는 데다 2주 전 아파트 옆동에 불까지 났기 때문이다. 박씨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내는 물론 초등학교 다니는 딸과 아들에게도 소화기 사용법을 알려주고 관리사무소에 화재경보기가 잘 작동되는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주민인 김모(61)씨도 “현관문 건너편의 방화문이 열려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제대로 닫혀 있는지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가족 수만큼 방독면도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부터 양주 아파트 화재, 남양주 아파트 화재까지 최근 수도권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스스로 화재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상당수 도심 고층건물이 스프링클러도 없고, 불에 쉽게 붙는 외벽 마감재료를 쓰며, 소방도로는 불법주차로 꽉 막혀 있는 등 화재에 취약한 구조와 소방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 후 안전용품을 구매한 이들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오픈마켓인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3일(10~12일)간 소화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질식사 원인인 일산화탄소 제거에 도움을 주는 마스크 등 화재용 보호구도 같은 기간 전년보다 20%가량 판매가 늘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살충제 스프레이 형태로 휴대와 보관이 간편한 간이소화기만 놓고 보면 최근 3일 간 매출액이 전달보다 2배, 전년보다 13배 늘었다”고 말했다.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소화기 판매량이 전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고, 화재ㆍ가스감지기 판매량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소방시설 점검에 관한 문의도 늘고 있다. 의정부에 있는 한 소방시설 점검업체는 “의정부 화재 이후 신규로 점검을 원하는 문의 전화가 확실히 늘었다. 화재 직후에도 5번 이상 점검을 나갔다”고 답했다. 또 다른 민간 점검업체는 “특히 서울ㆍ경기 지역 소규모 시장 등에서 시설물이 낡아서 걱정된다며 점검 의뢰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잇단 화재로 시민의 경각심이 커진 것을 재난 예방을 위한 동력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 관계자는 “어디를 가든 소화기와 소화전 위치는 물론 비상탈출구를 알아 놓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며 “사고가 나면 당황하게 되기 때문에 안전체험관을 찾아 대피요령 등을 몸으로 익히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입과 코에 대서 유독가스 노출을 4~5분 막아줄 수 있는 비닐봉지를 하나씩 넣고 다니는 것도 화재 발생시 도움이 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평소 화재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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