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심 우선" 시민접촉 늘려, 박지원 "당심 올인" 당원들과 소통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가 흥행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당 대표 후보자들은 차별화된 행보로 득표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2ㆍ8 전당대회 당일까지 현장투표 없이 ‘깜깜이’로 진행되는 탓에 분위기 띄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당 대표 후보 캠프가 내세운 득표 전략은 3인 3색이다.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도가 워낙 떨어지고 각 캠프별 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엇갈리면서 공략 포인트를 각기 달리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의원은 ‘당심 보다 민심’전략을 취하고 있다.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선 민심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을 돌더라도 시민들과의 대화 위주로 동선을 짜고, 당원들과 만남은 일부러 비공개로 소화한다. 문 의원을 겨냥한 당권 대권 분리 주장에 대해선 도리어 “대선주자 급 당 대표 후보”라고 맞받아 치고 있다. 컷 오프(예비경선) 이후 첫 일정을 외교안보 토론회로 잡고 14일 소득주도 성장 현장을 방문, 정책행보를 펼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지원 의원은 정반대다. 전대는 대선후보를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당심에 올인하고 있다. 세 후보 중 최고령이지만 공통일정을 제외하고 충북 경남 전남 등 가장 많은 지역을 돌아 다니며 당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대의원ㆍ권리당원이 전체 선거인단의 75%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투표 향배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의원 캠프 관계자는 “25%를 차지하는 일반시민에서 문 후보를 따라잡긴 힘들지만 대의원 가중치가 높아 판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내다봤다. 전날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당권 대권 분리 주장에 선을 긋고 나선 것에 대해 박 의원 캠프는 “불편부당한 입장을 견지해달라”는 공개 논평을 내고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온 이인영 의원은 노동계와 광역단체장을 포인트로 잡고 있다. 본선 이후 대기업 사내하청 농성장을 찾거나 아르바이트 노조와 간담회를 여는 민생 일정을 선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광역단체장들의 브랜드파워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산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데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면담도 계획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15일 첫 TV 토론을 열고 흥행 몰이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후보 간 불꽃 튀는 전선 형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한 의원은 “당에 대해 실망 여론이 큰 상황에서 네거티브로 얼룩지면 전대뿐 아니라 당이 망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후보들 사이에 절박하게 퍼져 있어 네거티브마저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