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상환 부담 갈수록 커져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늘어나면서 2014년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확대에 시중 통화량도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가계 빚 상환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택금융공사 양도분 포함) 잔액은 406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2,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폭은 지난해 10월(6조원), 11월(5조9,000억원)에 이어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이대건 한은 금융시장팀 과장은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완화의 영향으로 하반기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급증에 힘입어 지난 한 해 동안 은행대출을 통해 늘어난 가계 빚은 총 37조3,000억원으로 전년(23조3,000억원)의 1.6배에 달해 연간 증가폭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전체 가계대출 월간 증가액도 6조9,000억원(10월), 6조9,000억원(11월), 6조6,000억원(12월)으로 3개월 째 6조원 대를 유지했다.
가계대출 급증에다 경상수지 흑자로 국외에서 들어온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11월 통화량 증가율도 대폭 높아졌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1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2년 미만의 정기 예ㆍ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ㆍ평균잔액 기준)는 2,07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919조5,000억원) 대비 8.3% 증가해 2010년 8월(8.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상품별로는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이 전월보다 각각 6조4,000억원(10.3%), 4조7,000억원(0.5%) 증가해 저금리 여파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편 가계부채와 유동성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시장에선 완화적 통화정책이 계속되리란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0.050%포인트 떨어진 연 1.974%로 거래를 마감해 사상 처음 1%대에 진입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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