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젠 탑재 삼성전자 'Z1' 인도서 9만원대에 내놔
샤오미 '홍미2' 화웨이 '아너6+' 中 시장 넘어 한국·북미 출시도
연초부터 세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 미국 업체들까지 잇따라 보급형 신제품을 쏟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포화 상태인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벗어나 성장가능성이 큰 중저가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새해 휴대폰 업체들의 공통 목표라 경쟁의 승패에 따라 향후 휴대폰 시장의 판도도 뒤흔들릴 수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에 이어 일본 소니에서 독립한 바이오와 미국 코닥도 세계 최고 필름메이커라는 과거의 명성을 뒤로한 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장 공격적인 업체는 삼성전자다. 지난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에 밀려 고전했던 상황을 올해는 초반부터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에서다. 지난 6일 인도에서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A3와 A5’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이날 자체 운용체제(OS)인 타이젠 탑재 스마트폰인 4인치 크기 ‘삼성 Z1’을 5,700루피(약 9만9,000원)에 선보였다. 갤럭시A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얇은 두께(6.3mm)의 ‘갤럭시A7’도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새해 첫 달부터 무려 4종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한꺼번에 공개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월부터 보급형 스마트폰을 줄줄이 선보이는 것은 지난해 보급형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부진했던 휴대폰 사업 부문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현이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업계를 강타했던 샤오미는 지난 9일 보급형 스마트폰인 ‘홍미2’를 출시하며 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초도 물량 12만대가 인터넷을 통해 불과 4분16초 만에 모두 팔려나갔을 만큼 초반 반응이 뜨겁다. 4.7인치 화면에 800만화소 후면 카메라 등을 채용한 ‘홍미2’의 가격은 전작과 동일한 699위안(약 12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샤오미는 15일로 예정된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미5’ 스마트폰을 추가 공개하며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화웨이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달 중국에서 출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아너 6 플러스’를 유럽과 북미에서도 출시해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5.5인치 크기의 ‘아너 6 플러스’는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15’ 가전 전시회에 공개, 0.1초만에 초점을 잡아주는 자동초점 기능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일본 소니 컴퓨터(PC) 부문에서 독립한 바이오는 일본 통신과 공동으로 개발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조만간 현지에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필름 산업의 아이콘이었던 미국 코닥도 지난해 9월 파산보호절차 졸업 이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코닥은 ‘CES 2015’에서 5인치 화면의 스마트폰을 249달러(약 25만원)에 깜짝 소개하면서 방문객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시장 경쟁은 한층 더 과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1년 20.4%에 머물렀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중저가 제품 비중은 연평균 10%씩 증가, 올해는 약 5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계 휴대폰 업계 판도는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성장이 예상되는 인도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 경쟁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점유율 확보를 위해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출혈경쟁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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