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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3大 무대 기술, 뮤지컬 감동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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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3大 무대 기술, 뮤지컬 감동 업그레이드

입력
2015.01.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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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배경 바뀌고 헬기도 띄워… 첨단 기술로 표현의 영역 확장시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헬리콥터 장면에는 오브젝트 컨트롤 기술과 플라잉 기술이 모두 활용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헬리콥터 장면에는 오브젝트 컨트롤 기술과 플라잉 기술이 모두 활용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초연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4중 회전무대를 활용해 거실, 정원, 무덤 등으로 극중 배경을 쉴새 없이 바꿨다. ‘조로’ 에서는 대형 기차가 순식간에 무대에 나타났고 ‘캣츠’와 ‘프리실라’에는 타이어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고양이나 공중에 매달려 노래하는 디바가 등장했다. 이처럼 순식간에 변하는 무대나 공중을 떠다니는 배우와 소품은 뮤지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2000년대 이후 뮤지컬을 관람한 한국 관객에게는 당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무대 위 기술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뮤지컬 초창기인 1970년대에는 연극무대처럼 스태프들이 무대 뒤에서 직접 세트를 이동하고 소품을 운반했다. 1980년대 중반에 버튼으로 무대세트를 움직이는 기계식 장치가 자리를 잡았지만 현재처럼 여러 개의 도구와 무대를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며 통합 콘솔이 개발돼 무대와 소품을 원하는 방향과 속도로 자유자재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됐다.

뮤지컬 무대의 변천사를 더 상세히 알아보려면 대략적으로라도 기술의 종류를 살필 필요가 있다. 뮤지컬에서 활용하는 기술은 크게 스테이지 기술, 플라잉 기술, 오브젝트 컨트롤 기술로 나뉜다. 스테이지 기술은 말 그대로 무대바닥 자체를 제어하는 것으로 현장공연의 단점인 공간적 제약을 보완해주는 기술이다. 장면이 변할 때마다 승강장치를 이용해 배경 막 또는 다른 스테이지를 무대 위에 배치하는 리깅, 무대를 돌려 배경을 바꾸는 턴 테이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배경이 순식간에 바뀜에도 불구하고 장면과 장면의 연결이 자연스러웠던 ‘드라큘라’와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스테이지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한 좋은 예다.

플라잉 기술은 배우나 소품을 천장에 장착된 무대용 도르래 등에 연결해서 구현하는 기술로 무대에 역동성을 불어넣는다. ‘프리실라’ 속 디바 등 배우는 물론이고 ‘미스 사이공’에 나오는 헬기처럼 무거운 소품까지도 플라잉 기술을 통해 공중에 띄울 수 있다. 2012년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팀 내한 공연 때 관객 머리 위로 떨어진 대형 샹들리에는 플라잉 기술을 가장 적절하게 활용한 예로 꼽힌다.

오브젝트 컨트롤 테크놀로지는 대형 무대 장치나 무대기구를 원하는 곳으로 위치시키는 기술이다. ‘미스 사이공’의 헬리콥터나 ‘조로’의 기차 등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무거운 소품이 무대 위에 등장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속도로 소품을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극 중 소품이나 기구 설치를 위해 소요되던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 밖에도 실제 동물을 대체하기 위해 로봇을 무대 위에 세우는 로봇 액터 기술, 프로젝션이나 LED패널을 활용한 영상기술 등 뮤지컬 무대 위에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다. 뮤지컬이 활용하는 첨단기술은 표현의 영역을 확장시켜준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분야다. 기술과 예술의 융합 과정과 현재의 활용사례, 미래의 방향 등은 지은숙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의 책 ‘로봇, 뮤지컬을 만나다’에 상세하게 나와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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