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줄곧 웜업존을 지키다 올 시즌 서브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문정원(23ㆍ한국도로공사)이 이외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1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문정원은 2개의 서브 에이스로 상대팀의 조직력을 흔들며 도로공사의 7연승에 일조했다. 현대건설의 폴리나 라히모바(25ㆍ아제르바이잔)에 이어 서브 2위(세트당 0.65개)를 달릴 정도로 매서운 서브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문정원은 의외로 리시브를 제일 좋아한다고 밝혔다. 문정원은 “서브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만 상대방의 서브로 기회를 만드는 게 바로 리시브”라고 밝혔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니콜 포셋(29ㆍ호주)과 함께 팀의 쌍포로 자리매김한 문정원이지만 리시브를 향한 짝사랑은 단호했다. 그는 “서브는 내 공격이니까 짜릿함이 있지만 리시브는 짜릿함보다 재미가 더 있다”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로 뛰면서 리시브 기회가 많진 않았지만 문정원은 틈틈이 연습을 계속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서브 순위에서도 6위(세트당 2.42개)에 올라 있을 정도로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세터 이효희(35) 역시 점점 나아지고 있는 문정원의 리시브에 대해 “점수를 매기자면 80점”이라며 격려했다.
주전 공격수 문정원이 리시브까지 욕심을 내는 것은 팀에게 망외의 소득이다. 서남원(48) 도로공사 감독은 “서브ㆍ리시브에 수비가 강해져야 한다”며 “공격을 멋지게 하는 것은 화려하게 보일 지는 몰라도 이기는데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11~12시즌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한 문정원은 이번 시즌 어렵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최근 3년 간 정규리그에서 9득점에 그쳤다. 문정원은 “어렵게 이 자리에 올랐으니 내 몫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계속 게임을 뛰면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문정원은 전문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25일 생애 첫 올스타전에도 출전한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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