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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모두가 말리는 생수사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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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모두가 말리는 생수사업 왜?

입력
2015.01.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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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1급 생수 추산용천수 개발 추진, 민관 합작으로 직접 판매 계획

군 의회 "고위험사업 혈세투입 안 될 말… 민간에 맡겨야" 반대

추산 용천수
추산 용천수

경북 울릉군이 국내 대형 유통업체 대부분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했고, 군 의회도 강력하게 반대하는 생수사업을 고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외견상으로는 삼다수로 큰 돈을 번 제주도처럼 물을 팔아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높여 보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도 울릉도 물장사에서 고배를 마셨던 터라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울릉군 등에 따르면 추산 용천수는 울릉군 북면 나리 추산에서 나오는 샘물이다. 성인봉과 나리ㆍ알봉 분지 등에 내린 눈비가 땅속에 스며들었다가 해안가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자연용출수다. 미네랄과 용존산소가 풍부한 1급수 중의 1급수로, 하루 용출량도 2만톤으로 풍부하다. 수력발전용 9,000톤, 상수원 1,000톤을 제외한 나머지 1만톤이 개발 대상이다. 청정지역 울릉도라는 이미지를 고려하면 나름 매력적일 수도 있다.

울릉군은 지난해 12월 울릉도에 여객선을 취항 중인 정도산업㈜이 울릉군에 민관합작 생수판매기업 설립을 제안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락했다. 정도산업은 300억원을 들여 생수생산 시설을 건립키로 하고 울릉군이 20~30%의 지분을 참여해 줄 것을 희망했다.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도산업 관계자는 “울릉도와 가장 가까운 경북 울진군 죽변면과 강원 삼척시에 대형 물류기지용 부지가 이미 확보돼 있고, 회사소유 벌크선 8척으로 운송하면 승산이 충분하다”며 “군이 참여하면 제품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재정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의회 등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울릉군은 수년 전부터 국내 유명 생수업체를 대상으로 추산용천수 사업화 의사를 타진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수질은 탐이 나지만 물류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거부 이유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울릉도 해양심층수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던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쓴 잔을 마시고 있다. SK그룹이 대주주였던 ㈜파나블루는 2011년 3년 만에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백기를 들었다. 울릉도 유일의 생수 제조업체로 남은 ㈜울릉심층수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와 달리 대형선박 접안이 불가능해 바지선 등으로 수송해야 하는데 해운업을 하는 회사도 채산을 맞추기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군 의회는 펄쩍 뛰고 있다. 대기업들도 모두 큰 손해를 보고 울고 돌아섰는데 물값만 받으면 되지 왜 위험부담을 떠안느냐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용천수 판매 자체는 찬성하지만 대기업도 실패하는 마당에 군 예산으로 투자한다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며 “섣불리 참여했다 지금도 전국 최하위인 재정 상태만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수일 군수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군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달간 3차례나 의회에서 보고회를 가졌다.

울릉군 경제교통과 관계자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6월까지 현대정책연구원에 용역 의뢰한 조사에서도 추산용천수 생수 사업의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왔고, 군이 일부 투자해 민관합동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일단 투자율을 더 낮춰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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