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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 생활·운동이 보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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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 생활·운동이 보약이지"

입력
2015.0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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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애사를 읽고 있는 김귀순 할머니
단종애사를 읽고 있는 김귀순 할머니

“사는 게 별 것 있니껴! 밥 잘 먹고, 혼자서도 운동 열심히 하고, (증)손주들하고 같이 놀다 보면 하루 해가 훌쩍 가버리지.” 경북 안동시 용상동 김귀순(103ㆍ사진) 할머니는 규칙적인 생활과 혼자서라도 꾸준히 운동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살면 삶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도 매일 아침 머리를 손질하고 옷맵시를 다듬는 멋쟁이 할머니로 지낸다. 날이 추워 집에서 화투패를 뜨며 소일하는 날이 많지만 틈만 나면 경로당이 있는 마을회관으로 출근한다. 25살에 공직자인 남편(1979년 별세)과 결혼한 김 할머니는 4남매를 훌륭하게 키웠고, 불우이웃돕기 등 사회활동도 열심히 한 ‘앞서 나가는’ 여성이었다고 이웃 주민들이 귀띔했다.

김 할머니의 인생은 학교장과 초대읍장을 지낸 남편 덕분에 젊은 시절엔 순탄한 편이었다. 하지만 남편이 퇴직 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2번이나 낙선하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이 같은 스트레스를 이겨냈고, 100살이 넘어서도 정정한 모습을 유지하게 됐다.

그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방안에서도 가벼운 체조를 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이 건강에 최고”라고 말했다. 요즘도 매일 아침 5시면 어김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직접 이부자리를 개고 간단한 체조를 한 뒤 방청소, 빨래까지 손수 하고 있다.

아침식사는 4대가 함께 한다. 김 할머니는 소식이지만 가리지는 않는다. 쌀밥과 김치를 즐기고, 식후 커피한잔을 빼놓을 수 없다. 30년 이상 해온 즐거움이라고 한다.

마을회관에 갈 때도 외출준비는 직접 한다. 이때는 대통령이 100세 노인들에게 하사한 장수지팡이인 ‘청려장’을 꼭 들고 다니며 ‘후배’들에게 노익장을 과시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왕언니’이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모두와 친구처럼 지낸다고 아들 이정의(73)씨가 설명했다.

그는 요즘도 거의 매일같이 역사소설인 단종애사를 읽는다. 기억력을 높여주고 정신건강에 그만이라고 한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강원도 기념물 제5호로 지정된 단종의 최초 귀양지인 영월군 청령포 유적지를 매년 방문했다. 매일같이 TV뉴스를 시청하는 등 세상사에도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1주일에 한 번 꼴로 하는 온천욕은 김 할머니에게 빼놓을 수 없는 낙이다. 증손주 얼굴을 씻겨주는 등 자상한 모습을 보면 70대라고 해도 그대로 믿을 정도다.

평소 성격은 내성적인 편이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혼자 생각하고 지워버리는 편이다. 옆에서 누군가가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이라도 하면 “안 들린다”며 흘려 버리는 스타일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김 할머니만의 노하우이기도 하다.

김 할머니는 “이제 언제 영감 곁에 갈지 모르지만, 저 놈(5살 증손자)이 무럭무럭 자라 잘 되는 것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증손자를 끼고 잠자리에 들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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