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승 DNA 투수 대거 영입
배영수ㆍ송은범에 10승 이상 기대… 권혁에겐 소방수 역할 맡길 구상
한화는 지난해 말에도 어김없이 지갑을 열었다. 3년 연속 꼴찌에 머문 팀 재건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우선 새롭게 영입한 김성근(72) 감독, 코칭스태프, 전력분석원, 트레이너 등의 올해 연봉으로만 50억원에 가까운 돈을 쓴다. 김 감독의 연봉은 류중일(52) 삼성 감독과 같은 현역 사령탑 최고액 5억원, ‘야신’의 부름을 받고 팀에 합류한 트레이너들도 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다. 이는 다른 구단과 비교해 최대 2배 많은 금액이다.
15일부터 3월3일까지 진행되는 스프링캠프도 초대형 규모다. 코칭스태프가 23명, 선수단은 58명이다. 9구단 NC의 경우, 미국 애리조나(1차)와 로스앤젤레스(2차)에 1, 2군 합동 캠프를 차리면서도 코칭스태프는 14명, 선수단은 60명이다. 한화는 NC보다 선수단 인원이 2명 적은 반면 코칭스태프 숫자는 월등히 많다. 예년보다 늘어난 코치 인원만큼 구단은 숙박, 교통, 식사 등의 비용을 써야 하는 셈이다.
적극적인 투자의 방점은 역시 자유계약선수(FA) 트리오에게 찍힌다. 구단은 3명의 투수 배영수(34ㆍ3년 21억원) 권혁(31ㆍ4년 32억원) 송은범(30ㆍ4년 34억원)에게 총 87억원을 썼다. 지난해 137억원을 베팅해 정근우(33ㆍ4년 70억원) 이용규(30ㆍ4년 67억원)를 데려온 한화는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 투수를 한꺼번에 영입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1일 대전에서 열린 FA 입단식에서 이들 삼총사의 활용법을 대략적으로 밝혔다. 그는 “식구 3명이 늘었다는 자체가 부자 된 기분이다. 스프링캠프 때 최종적으로 보직을 결정하겠다”면서 “이상적인 것은 배영수와 송은범이 선발진에 들어와 주는 것”이라고 했다. 권혁에 대해서는 “뒤(마무리)에 가느냐 중간(필승 계투조)에 있느냐를 결정하겠다. 현재 우리 팀에 마무리 투수가 있지만, 뒤를 지키는 사람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소방수 역할을 맡기겠다는 계획을 넌지시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 순수 선발 중 최다승 투수가 7승의 이태양(25)이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안정진 트리오’ 안영명(31), 박정진(39), 윤규진(31)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도 6.29로 9개 구단 중 꼴찌였다. 김 감독의 구상대로 FA 삼총사가 선발, 마무리를 나눠 맡는다면 배영수, 송은범이 무조건 10승 이상, 권혁은 20세이브 이상을 책임져야 한다. 그래야 마운드 운영에 여유가 생기고 팀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삼성의 ‘영원한 에이스’로 불리다 한화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배영수도 “선발로 뛴다면 두 자릿수 승수를 생각하고 있다. 개인 타이틀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권혁 역시 “최근 2년 동안 벤치에 주로 앉아 있어 어깨가 싱싱하다. 최대한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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