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공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해외 오리지널 팀의 공연은 선망의 대상이다. 뮤지컬이나 연극 팬들은 해외여행 중에도 시간과 돈을 투자해 공연장을 찾기도 한다. 이들에게 올해는 여느 해보다 특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해외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이 풍성하게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돌아온 오리지널 공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오리지널 팀이 10년 만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찾는다. 음유시인 그랭구아르의 해설을 토대로 진행되는 작품은 주인공 에스메랄다에게 집착하는 주교 프롤로, 약혼녀보다 에스메랄다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페뷔스, 뒤에서 묵묵히 주인공을 지켜주는 콰지모도의 어긋난 사랑과 욕망을 그린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2005년까지 프랑스에서 400만 관객을 동원해 흥행력을 인정받았다. 2005년 한국 초연 당시에도 당시 세종문화회관 최단기간 최다 입장객인 8만 관객을 동원해 프랑스 뮤지컬 인기에 불을 붙였다.
이번 내한공연은 질 마으(연출), 리카르도 코치안테(음악), 마르티노 뮐러(안무)등 오리지널팀 스태프들이 모두 참여했다. “프랑스어로 들어야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 ‘르떵데카테드랄 (대성당들의 시대)’, ‘벨(아름답다)’, ‘비브르’(살리라)’등의 히트 넘버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한국 초연 1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내한공연인 만큼 한국 주요 도시를 돌며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이미 대구, 경주, 대전 등에서 공연을 끝마쳤고 15일 서울 공연의 막이 오른다. 이후에도 부산, 광주, 울산 등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한국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파리에서도 투어를 이어간다. 1월15일~2월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정교한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의 연극 ‘바늘과 아편’
‘달의 저 편’(2003), ‘안데르센 프로젝트’(2007) 등에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무대 연출로 한국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캐나다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가 8년 만에 한국 무대를 찾는다.
올해 내한 작품인 ‘바늘과 아편’은 1991년 초연돼 르파주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2013년 재창작돼 “르파주 스타일의 정점을 보여준 걸작”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늘과 아편’은 프랑스 영화감독 장 콕토, 미국의 재즈 트럼펫터 마일즈 데이비스, 캐나다 출신 배우 로베르의 사랑ㆍ중독ㆍ예술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극은 1989년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녹음을 위해 파리를 찾은 로베르가 꿈과 무의식의 세계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이 중심 줄거리다.
르파주는 몽환적인 이야기를 놀라운 무대 연출로 풀어낸다. 공중에 정육면체를 반으로 잘라 놓은 듯한 세트를 매달고 극이 시작되면 무대가 회전해 뉴욕의 밤거리, 파리의 재즈 클럽,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 등으로 무대가 변한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공연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9월17일~19일 LG아트센터.
거장과 거장의 만남, 연극 ‘해변의 카프카’
지난해 연극 ‘무사시’를 통해 3분 안에 관객을 사로잡는 연출마법을 선보였던 연극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가 올해 연극 ‘해변의 카프카’로 다시 한국 무대에 선다. 일본의 대문호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은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가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니나가와가 삶과 죽음, 어른과 아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방황하는 주인공 카프카의 모습을 뛰어난 연출력으로 무대 위에 형상화했다. 23개의 거대한 투명 아크릴 상자 세트는 일본 도쿄에서 시코쿠 섬의 다카마쓰에 이르는 소설 속 주인공의 동선을 충실히 구현해낸다. 장서가 꽉 찬 도서관과 깊은 숲 속의 이미지도 완벽하게 무대 위로 불러 올려 관객을 압도한다. 일본어로 공연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11월24일~28일 LG아트센터.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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