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법 본회의서 처리 확실시…4번째 과학기술원 탄생
정부 R&D예산 확보 가능…지역산업 고도화 등 기대
울산과학기술대(UNISTㆍ사진)가 올해 하반기부터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된다. 카이스트(KAIST)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이어 4번째 국가 과학기술원이 탄생하는 셈이다.
13일 UNIST에 따르면 과학기술원 전환 법률안이 지난 8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을 남겨두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울산과학기술원’ 정식 출범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법안은 여야 합의를 바탕으로 상임위를 통과한 것이어서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도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국회 회기 내(14일까지) 통과는 불가능하다. 상임위 통과 법률안은 최소 5일간 숙려기간을 거쳐야 하는 제한 규정 때문. 따라서 이달 말 또는 2월 초 임시국회 때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 처리가 예상된다. 울산과기원 전환 법안은 본회의 의결 후 15일 안에 공포되며, 3개월 이내에 설립위원회가 구성돼 과기원 설립 준비 절차를 본격 진행한다. 그래서 ‘하반기’ 출범이 가능하다.
UNIST가 과기원으로 전환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우선 학교 운영상 모순이 해결되고 자율성도 강화된다. 현재 UNIST는 대학이지만 교육부 소속이 아닌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이다. 애초 과학기술특성화대학 국립대학법인으로 개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UNIST는 KAIST, GIST, DGIST와는 달리 실제로는 ‘대학’이어서 그간 교육부 규정에 맞춰 학교를 운영해왔다. 과기원으로 전환되면 이 같은 모순이 해소된다.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과기원이 되면 UNIST는 특정연구기관 육성법의 적용을 받아 연구기관으로 지정된다. 전문기술ㆍ경영ㆍ교육 인력을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기관’에서 고급과학기술인재양성과 국가과학기술 연구개발을 핵심 목표로 하는 ‘연구기관’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과기원과 동등한 수준의 장학혜택과 병역특례 등 정부지원을 기대할 수 있고, 연구결과를 사업화하는 자회사 설립도 가능해진다.
입시 면에서도 수시 6회 지원 제한에서 풀려 다른 과기원처럼 별도로 학생을 모집하게 된다. 정시 모집군 제한도 없어져 학생들은 다른 대학에 합격해 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도 지원이 가능해진다. 현재 수험생들은 수시에서 6개 이상의 대학에 지원할 수 없고 과기원과 사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문화대학교 등만 별도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원은 줄어든다. 교육이 아닌 연구중심의 대학원 체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학부생의 경우 신입생 최대 정원이 400명선으로 줄어든다. 연간 200명 수준인 GIST와 DGIST의 신입생 선발인원과 형평성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대학원생은 645명에서 700~800명 선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UNIST는 2015학년 입시에서 수시 594명, 정시 66명 등 660명을 선발했고, 지난해 마감한 ‘2016학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에서도 660명 선발계획을 공시했다.
UNIST의 하반기 ‘과기원’ 전환에 대해 지역사회는 환영 일색이다. 더 많은 정부 R&D예산 확보가 가능해져 울산은 물론, 부산 경남 등 동남권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첨단화, 신성장 산업을 발굴ㆍ육성할 수 있는 연구기관을 갖게 됐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 UNIST의 과학기술원법을 대표 발의한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상임위를 통과한 만큼 UNIST의 과기원 전환은 거의 확정적”이라면서 “시민의 명령을 받아 법안을 대표 발의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긍지를 느끼며, 과기원을 통해 울산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한편 2009년 3월 개교한 UNIST는 지난 5년간 약 1조원을 투자,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 핵심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2차 전지분야에서 미국 MIT, 스텐포드대와 함께 ‘세계 TOP 3’로 인정받고 있고, 정부의 ‘노벨상 프로젝트’로 불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에서 지금까지 총 3개의 캠퍼스 연구단을 유치해 향후 10년간 최대 3,000억원의 연구비를 확보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