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방화 가능성이 낮고 발화가 시작된 사륜 오토바이에 대한 정밀감식도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오토바이의 주인 김모(53)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12일 잠정 결론 내렸다.
김씨는 “지인에게 산 오토바이로, 여기서 불이 난 것도 몰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10일 오전 9시 13분 대봉그린아파트 1층 주차장 우편함 옆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9층 사무실에 올라가 잠을 자다 부상해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가 고의로 불을 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관리소홀 등 과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이날 김씨가 근무했던 사무실을 압수수색, 컴퓨터 등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전소된 오토바이에 대한 정밀 감식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고양터미널 화재도 원인을 규명하는데 56일이나 걸렸다”며 “오토바이가 전소돼 뼈대만 남아 시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는 사고 현장에 대한 합동 감식을 했다. 경찰은 소방,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 16명을 투입해 화재현장의 층별 구조와 사망자 발견 지점, 화재 경보기 작동여부 등을 조사했다.
또 건물 설계도 등을 확보해 부실 시공과 용도변경 등 불법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일부 입주민은 도시형 생활주택 3곳 가운데 대봉그린(10층)과 드림타운아파트(10층) 2곳이 일부 층의 구조를 바꿔 불법 운영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곳은 지상 1층 주차장, 2∼9층 원룸형 주택, 10층 업무시설(오피스텔)로 2011년 9월과11월 허가를 받았으나 10층을 각각 원룸 7곳으로 쪼개 돈벌이를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별도의 수사팀을 꾸려 설계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드림타운아파트가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2013년 말 보험 가입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파악돼 보상 협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역시 피해를 본 인근 단독주택 등도 화재 보험에 들지 않았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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