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스·렌들 이어 역대 3위 기록… 프로 17년 동안 83회 우승컵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4ㆍ스위스ㆍ2위)가 1,000승(227패) 대기록 고지를 밟았다.
페더러는 호주 브리스번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단식 결승에서 밀로스 라오니치(25ㆍ캐나다ㆍ8위)를 2-1(6-4 6-7 6-4)로 꺾고 개인통산 ATP투어 1,000승을 일궜다. 새해 첫 우승을 1,000번째 승리로 장식한 페더러는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었다. 이로써 페더러는 1998년 프로 전향 이후 125번 결승에 올라 총 83번의 우승을 거두게 됐다. 2001년부터 매년 한 번 이상 ATP투어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태산’을 만든 셈이다. 지미 코너스(미국), 이반 렌들(체코)에 이어 역대 3번째 대기록이다.
페더러는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라며 “이번 우승으로 ‘1,000’이라는 매직 넘버를 가지게 됐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다른 모든 숫자는 나에게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1,000번은 크게 다가온다. 정말 큰 숫자다”라고 말했다. 현역 선수 중에는 라파엘 나달(29ㆍ스페인ㆍ3위)과 노박 조코비치(28ㆍ세르비아ㆍ1위)가 각각 706승(141패)과 606승(141패)으로 페더러를 ‘추격’하고 있다.
페더러의 1,000승을 코트 별로 나누면 하드(621), 클레이(198), 잔디(131), 카펫(50)순이다. 이중 2-0완승이 496회, 3-0완승도 241회에 달했다. 나이별로 보면
10대에 35회, 20~24세 때 367회, 25~29세 때 460회, 30세 이후에도 138회 승리로 노익장을 과시 중이다. 대회 별로는 ATP 마스터스 대회 승수가 311회로 가장 많았고, 250ㆍ500시리즈 299회, 4대 그랜드슬램에서도 279회 승수를 추가할 정도로 꾸준함을 보였다.
페더러는 그러나 이날 결승에서 라오니치를 꺾은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결승에서 훌륭한 상대를 만나 진땀승부 끝에 이겼다는 것은 정말 훌륭하다”며 “수월하게 이긴 것보다 훨씬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페더러에 맞서 명승부를 펼친 라오니치 역시 페더러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냈다. 라오니치는 “페더러는 나보다 10년은 먼저 프로에 데뷔했을 것”이라며 “그가 테니스로 일궈 온 모든 것들을 보는 것조차 훌륭하다”고 말했다. 라오니치는 “그가 데려온 팬들, 그가 불러온 언론의 관심 등…페더러는 분명히 가장 인기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날 페더러의 1,000승이 결정된 순간, 경기가 열린 팻 래프터 경기장은 스위스 국기와 1,000이라고 크게 적힌 플래카드로 일렁거렸다.
2012년 윔블던 우승 이후 그랜드 슬램 행진이 멈추긴 했지만 페더러는 지난해 랭킹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에서 조국 스위스에 첫 번째 우승을 선물했다. 지난해 5개의 우승컵을 수집했고 85번의 경기에서 12번만 패했다.
페더러는 이번 기록 달성으로 2015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으로 기분 좋게 떠날 수 있게 됐다. 호주 오픈에서 만 4번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낸 페더러는 19일 개막하는 대회에서 18번째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노린다. 페더러 역시 자신에 대한 신뢰로 무장했다. 그는 호주오픈 우승에 대해 “나 자신이 멜버른에서 뭔가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렇지 않다면 난 그냥 집에 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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