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200여명 인사동서 신년전
‘속화(俗畵)’로 취급되며 한국미술사 흐름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민화를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월간 미술세계가 신년 특별전으로 마련한 ‘2015 한국 민화의 오늘’에는 내로라하는 민화 작가 200여명이 작품을 내놓았다. 한국 현대 민화의 기틀이 되는 원로 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두루 참여해 한국민화의 현주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로 꾸몄다. 전시회는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열린다.
민화는 일상 생활 속에 파고들어 민중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시대를 대변하는 미술 장르다. 과거 복(福)을 기원하는데 치중했다면 현대의 민화는 다양한 주제와 감성을 포용한다. 소박하고 재치 있는 그림으로 특유의 친근함은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표현방식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금광복의 ‘기원’에서 수명을 관장하는 수성노인(壽星老人)이 두 손으로 받들고 있는 것은 스타벅스의 로고인 세이렌이다. 다소 생경해 보이는 맥도날드 로고와 환전소 화폐 단위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작업실이 위치한 인사동의 변해가는 풍경을 작품 곳곳에 배치했다. 예술이 결코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봉황이 해태를 보고 화들짝 놀라는 장면을 그린 김명삼의 작품 제목은 ‘해태 등장에 깜놀’이다. 요새 젊은 사람들이 쓰는 말투를 그대로 옮겨 위트를 더했다. 그림도 들여다 볼수록 재미있다. 해태와 봉황에 말풍선을 달면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이밖에 서지연의 ‘Utopia’, 이문성의 ‘신일월오봉도’ 등 간결하고 소박하면서도 현대성을 반영한 민화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02)2278-8388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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