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으로 강등했다. 타스통신은 10일 피치가 러시아의 장기 외화표시 채권발행자등급(IDR)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렸다고 보도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러시아의 신용등급은 이로써 투기등급인 ‘BB+’보다 불과 한 등급 높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피치는 등급 강등 이유와 관련 국제유가 추락, 루블화 가치 폭락,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6개월 전과 비교해 러시아 경제 발전 전망이 심하게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러시아의 외환보유액도 예상보다 빨리 줄어들고 있다”며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은 2013년 말에 비해 1,200억 달러 이상이 준 3,9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3월 처음 도입된 서방의 대러 제재가 러시아 기업과 은행의 해외 자금 차입 통로를 차단하면서 경제에 지속적으로 압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치 전문가들은 올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4%에 이르고 2017년이 돼야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이 금융 부문 지원을 위한 조치는 적절한 시기에 취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을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비협력적이며 경제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편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최하위 투자 적격 등급인 ‘BBB-’로 유지하고 있는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해 말 러시아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켜 앞으로 수주 내 투기등급으로 강등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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